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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폭언에 걸그룹 댄스까지"…한수원, 인턴 상대 '갑질' 논란
입력 2018.01.03. 06:00 댓글 1개女 인턴 직원, 걸그룹 댄스 강요·주말 행사 연습 강제 동원
'동기 관리 못 해'…동기끼리 뽑은 인턴 대표 마음대로 잘라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이관섭)이 신입 인턴 직원들을 강제로 무릎 꿇게 한 뒤 폭언하고, 일부 여성 직원들에게는 수료식에서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걸그룹 춤을 출 것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한수원 등에 따르면 한수원 인재개발원 교육 담당 직원들은 지난 2016년 인재개발원에 입소한 인턴 직원 가운데 술을 마셔 교칙을 위반한 일부 인턴 직원들을 적발, 다음날 사무실 복도에서 무릎 꿇게 한 뒤 폭언했다.
이들은 무릎을 꿇고 있던 인턴 직원들을 향해 "너희 같은 것들은 당장 잘라버리겠다", "본사 인사처에 연락해 계약 해지서를 가져오라"며 고함을 치고, 인사상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인턴 직원들이 무릎 꿇고 있던 곳은 교육이 이뤄지는 교실이 아닌 인재개발원 내 2층 행정 사무실로, 일반 직원들이 근무하는 곳이었다.
당시 인턴 직원이었던 A씨는 "인턴 신분으로 공포를 느껴 모두(교칙을 위반한 인턴 직원들) 무릎 꿇고 사죄했지만, 언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한참이나 폭언이 계속됐다"며 "교실이 아닌 일반 직원들이 근무하는 곳이라 지나다니면서 구경하는 일반 직원들이 많았고, 참기 힘든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수원 인재개발원의 신입 인턴 직원 상대 갑질은 '기강을 바로잡는다'는 이유로 해마다 계속됐다.
지난해 입사한 신입 직원 가운데 일부 여성 직원들에게 수료식 때 걸그룹 춤을 출 것을 요청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시 인재개발원은 수료식 행사 참가자를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적자, '정신상태가 썩었다'는 막말과 함께 춤을 추거나 노래할 출연자를 임의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한 학생을 무대 감독으로 지목한 뒤 '수료식 시나리오를 구성할 때 여직원의 걸그룹 댄스가 꼭 들어가야 한다'고 강요했다는 게 당시 인턴 직원들의 주장이다.
특히 걸그룹 댄스를 춰야 하는 신입 여성 직원들은 오후 6시 교육이 끝난 뒤에도 남아 밤늦게까지 춤 연습을 해야 했다. 또 주말에도 예외 없이 강제로 행사 연습에 동원됐다.
결국 이들은 수료식 때 민망한 수준의 걸그룹 의상을 입고 춤을 췄다. 지난 2016년 수료식 때도 일부 신입 여직원들은 걸그룹 춤을 췄다.
또 인재개발원은 인턴 직원 동기들이 직접 뽑은 대표인 '학생장'을 임의대로 교체하기도 했다. 무단 외출한 뒤 외부에서 음식을 먹은 다른 동기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인재개발원은 다른 동기들 보는 앞에서 학생장에게 "당장 때려쳐라"고 막말한 뒤 임의로 다른 인턴 직원을 학생장으로 지명했다.
한수원 신입 직원들은 입사한 뒤 모두 울산에 위치한 인재개발원에서 일정기간 합숙생활을 하며 교육을 받은 뒤 매주 자체 시험을 치르고, 일정 기준 이상 점수를 받아야 정직원으로 전환된다.
한수원 인재개발원의 계속된 갑질에도 인턴 직원들은 사실상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한수원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사회경험이 적고, 극심한 취업난에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신입 인턴 직원들을 상대로 한 전형적인 '갑질'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신입 직원 교육과정에서 잘못된 언행과 태도 등 논란이 된 사안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해명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교칙을 위반할 경우 규정에 따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고, 그 결정을 집행해야 맞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구제하기 위해 교육하다보니 잘못된 언행과 태도 등 일부 문제가 있었다"며 "앞으로 규정에 의거해 교육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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