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戊戌生(60세)의 12월

입력 2017.12.28. 08:38 수정 2017.12.28. 11:09 댓글 0개
최봉규 경제인의창 중소기업융합회 광주전남회장

60세의 12월 문득 나의 아버지가 생각난다. 아버지가 생전에 계신다면 올해 95세이시다. 35년전 아버지의 60세는 당시 25세였던 나에게 어떤 모습이었을까?

대종손이신 아버지의 60세는 건강하게 오래 사셨다는 만수무강, 또한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일련의 필수 과정, 즉 노년기로 접어든다는 일종의 사회적인 인정의식으로 회갑잔치라는 행사로 60세를 맞이하셨다.

얼마 전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98세이신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님의 100세까지 건강하게 사는법이라는 내용의 강의를 감명깊게 들었다. 내용인즉,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지속해서 공부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75세까지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창의력과 생산적인 능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 회사 직원중 60세가 넘었는데도 노동력이 많이 필요로 하는 현장근무자가 8명이다. 나보다 10년이나 많은 70세 직원이 당시 정년에 해당하는 15년 전에 있었던 일화다. 당시 내생각에는 55세정도 되면 노동력이 급격히 떨어질것으로 예측해 더 이상 근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본인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현장에서 굳건히 근무를 하고 있다.

이제 무술생인 내나이 60세, 나의 60세는 어떤모습일까?

우리나라는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가 700여만명이며 그중 1958년생 개띠가 78만명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필자가 40대일때 사오정(45세 정년)말이 떠돌았고 50대가 되자 오륙도(56세까지 다니면 도둑놈)라는 자조적인 표현이 회자되기도 했다. 58년 개띠는 이렇게 고비고비마다 운이 별로 없는 낀 세대로 각인돼 왔다.

1974년 고교평준화 정책이 중3때 갑자기 발표되는 바람에 공부는 공부대로 하고 학교는 일명 ‘뺑뺑이’로 들어가는 억울한 교육정책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58년 개띠인구가 워낙 많다보니 초등학교는 2부제, 3부제수업, 중·고교와 대학 그리고 취업문까지 치열한 경쟁이 늘 기다리고 있었다. IMF 외환위기 이후에는 구조조정 공포의 중심에서 시달리며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잡초 처럼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했다. 그것은 스스로에게 그리고 이 사회에게 그동안 쌓였던 억하심정을 ‘58년 개띠클럽’이라는 이름으로 똘똘 뭉치게 하는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고 58년생이라면 초면이라도 단지 58년 개띠라는 이유만으로 서로 반가워하며 단박에 가까워지게 했다.

그렇게 60년을 숨가프게 달려왔고 이제 회갑을 눈앞에둔 마지막달 12월이다.

예전 우리 아버지 세대 같으면 모든 걸 내려놓고 그동안 고생한만큼의 무게로 남은여생이나 즐길 계획을 세워 자식들에게 효도나 받을 준비에 행복해 해야 할시기인데 우리 58년개띠 무술생에게는 또다시 그렇지 못한 현실로 세상은 바뀌어져 가고 있는 것 같다.

첫째, 또다시 100세 시대라는 수명연장의 첫세대가 된것같다. 따라서 노후를 즐길준비의 시기가 아니라 80~90세까지는 또다시 생활전선을 책임져야 하며 자녀들의 도움은커녕 오히려 캥거루 자녀들을 책임져야할 신세에 놓인 경우도 있다.

둘째, 우리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가상현실 등 우리에게는 별 상관이 없을것 같았던 4차 산업혁명이라는 괴물이 갑자기 나타나 우리를 매우 혼란스럽게 하고 예측할수도 거부할수도 없는 현실과에 당면했다.

셋째, 예상치 못한 100세 시대에 수명연장에 따른 교육과 건강관리등 또다시 공부할 수밖에 없는 58년 개띠 무술생의 비애는 계속 될 것 같다. 그러나 운이 없었다고, 낀 세대였다고, 억울하게 희생양이 됐다고 해서 모든것을 잃은것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끌어주는 선배 흔치않고 밀어주는 후배 찾기 어려웠지만 세상은 늘 변할 수밖에 없고 변화해가는 세상의 중심에 서서 앞서서 대응했다. 그런 일들이 토대가 돼 지금의 경제대국 대한민국을 건설했다는 자긍심인지, 자존심인지 모를 이러한 모든일들이 우리의 공간을 확보하고 나의 60세를 만들어준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제 지나간 60세가 아니라 앞으로의 60년을 필자는 다시한번 활기차게 계획해본다. 변화된 시대만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단단해진 필자는 또다른 삶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해 멋지게 살아보고자 한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srb7@hanmail.net전화 062-510-115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사랑방미디어'

최근 경제인의창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