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1천200억 도시철도2호선 신호시스템 ‘설왕설래’

입력 2017.12.26. 17:49 수정 2018.06.22. 14:19 댓글 2개
“국산으로 비용절감” vs “안전 최우선”
국토부, 450억원 들여 삼성·LG 등과 한국형 시스템 개발
광주시, 내년 1월 발주…무인시스템인 만큼 기술 검증 필요

오는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개통될 광주도시철도 2호선 신호시스템(1천200억원 규모) 발주를 앞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 연구개발 자금으로 국책연구기관과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참여해 개발한 한국형 시스템으로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주장과 완전자동화 방식인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검증된 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26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내년 1월초 광주도시철도 2호선에 들어갈 신호시스템을 조달청을 통해 발주할 계획이다.

신호시스템은 완전자동화 무인시스템으로 운행될 광주도시철도 2호선의 정차와 발차, 각 역사의 스크린도어 개폐 등을 제어하는 도시철도 두뇌에 해당하는 핵심 장치다.

현재 광주도시철도 1호선을 비롯해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대전 등 20여개가 넘는 도시철도노선의 열차시스템은 모두 독일 지멘스와, 프랑스 탈레스, 일본 니폰시그널 등 외국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아직 상용화된 국산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외국 시스템에 의존한 국내 도시철도는 신호방식이 제각각이어서 표준화가 어렵고 사업비 과다 문제에 고장이나 사고대응 지연 등 유지관리가 불편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450억원의 연구개발(R&D)비를 투자해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삼성SDS, 포스코Eng, LS산전, 현대로템 등 국내 굴지 대기업들과 함께 지난 2010년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RTCS)개발에 착수했다.

4년여만인 2014년 7월 한국형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고 국제기준 안전성 검증기관(ISA) 인증도 통과했다.

이 한국형 시스템은 기존 외국 시스템에 비해 구축비용 15%, 유지보수비용 35% 절감효과에 기존 제각각이던 시운전 기준 등을 통일시켜 기술을 표준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국산기술 해외시장 진출, 전문인력 양성 등 철도산업 경쟁력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오는 2020년 개통될 예정인 서울 신림선 경전철 민자사업에 첫 시범적용 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개발 2년여가 지났지만 아직 상용화 되지 못하고 있다. 상용화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도시철도 운영사들로부터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1월 발주하는 광주도시철도 2호선 신호시스템 입찰도 실적평가가 적용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상용화 실적이 전무한 한국형 시스템이 채택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한국형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정부 자금이 투입돼 힘들게 기술을 개발하고도 정작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써보지도 못하고 사장될 처지에 놓여 안타깝다”며 “목포 대불에서 실시한 시험성적을 실적으로 인정해주거나 아예 실적을 배제하고 평가를 해야 기술측면에서 공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내년 1월초 발주할 예정인 신호시스템 입찰도 최근 차량시스템처럼 조달 발주로 국내외 업체들을 경쟁시킬 예정이다”며 “국토부에서 국산 시스템을 권장하고 있고 국내업체 6곳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고 있지만 2호선은 완전자동화 무인시스템으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아예 실적검증을 배제하고 평가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2조579억원이 투입되는 광주도시철도 2호선은 3단계로 나눠 시공된다. 1단계 구간(시청~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광주역)은 2023년, 2단계(광주역~첨단~수완~시청) 2024년, 3단계(백운광장~진월~효천역) 구간은 2025년 개통될 예정이다.

김대우기자 ksh43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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