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집권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신임 대표 선출 절차에 돌입했다. 현재 ANC 대표를 맡고 있는 제이콥 주마(75) 대통령을 대신하는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BBC방송은 16일(현지시간) 시릴 라마포사(65) 부통령과 주마 대통령의 전처인 은코사자나 들라미니-주마(68)가 ANC 대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5000명의 ANC 대의원들은 16~20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한다.

BBC방송은 두 사람 간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2019년 총선 전 ANC가 둘로 쪼개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ANC의 당 대표 선거는 사실상 차기 대통령라고도 할 수 있다. 남아공은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이 대통령을 선출한다. ANC는 1994년 이후 줄곧 다수당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ANC는 그러나 최근 내분과 부패 스캔들로 얼룩지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ANC대표인 주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전부터 부패와 추문 논란을 몰고 다녔다. 취임 뒤에는 사저를 증·개축하는데 공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재벌과의 유착, 뇌물 의혹은 물론 친구의 딸을 성폭행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각종 부패 및 추문으로 인해 주마 대통령은 지난 8월 의회 불신임 투표에 부쳐지기도 했다. 남아공 역사상 첫 비밀 투표로 치러진 의회 불신임 투표는 그러나 찬성 177표, 반대 198표, 기권 9표로 부결됐다. 높은 실업률과 부패 의혹을 비판하는 야당과 국민의 사퇴 요구가 무산된 셈이다. 400석 중 249석을 차지한 집권당 ANC 덕에 주마는 정치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불신임 투표가 통과되려면 전체 400명의 국회의원 중 과반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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