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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대북대화 U턴 왜?…NYT "트럼프와 불편한 간극"
입력 2017.12.16. 15:08 댓글 0개【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북한과의 ‘조건 없는 만남’을 제안했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불과 사흘 만에 북미 대화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북한 스스로의 노력’을 요구했다. 날씨 이야기를 해도 좋으니 일단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자던 입장과는 크게 다른 태도로 돌아선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틸러슨 장관이 북한과의 조건없는 대화를 제안했던 기존의 입장에서 “명백한 유턴(Apparent U-Turn)”을 했다고 보도했다. 틸러슨 장관이 북미 대화를 위해서는 핵 위협을 중단하는 등 대화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길을 북한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NYT는 틸러슨 장관의 이 같은 오락가락 행보는 그와 트럼프 대통령 간 “불편한 간극(awkward gulf)”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장관급회의에서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북한은 위협적인 행위를 지속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NYT는 틸러슨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2일 워싱턴DC 소재 애틀랜틱 카운슬과 국제교류재단이 공동주최한 '환태평양시대의 한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에서의 행한 발언과는 크게 거리가 있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당시 "일단 만나자, 원한다면 날씨에 관해 이야기 할 수 있다. 만약 북한이 관심이 있다면 정사각형 테이블에서든, 라운드 테이블에서든 얘기를 하자. 우리는 최소한 앉아서 서로 얼굴을 마주볼 수 있어야 하고, 그래야 그 다음에 우리가 기꺼이 하고 싶어 하는 로드맵을 펼쳐놓을 수 있다"고 말했었다.
틸러슨 장관의 조건 없는 대북대화 제의 직후 백악관은 곧바로 “북한이 이웃과 동맹국들에 대한 위협을 계속하는 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가 바뀌지 않았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15일 안보리 장관급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은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는 방법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대북 압박 캠페인은 (한반도의) 비핵화가 이루어 질 때까지 계속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NYT는 틸러슨 장관의 이 같은 오락가락 행보는 그와 트럼프 대통령 간 “불편한 간극(awkward gulf)”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을 “완전 파괴(totally destroy)”하겠다고 위협하거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꼬맹이 로켓맨(little rocket man)”으로 비하하는 입장을 보여 왔다.
틸러슨 장관은 안보리 장관급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흘 전 북한에 제안한 “조건 없는 대화”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미국은 다른 나라들이 요구하는 북미 대화의 전제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대답했다. 그는 예컨대 한미 합동 군사훈련과 북핵 실험을 함께 중단하자는 러시아와 중국 등의 전제 조건들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은 또 미국은 어떤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틸러슨 장관은 그러나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러한 대화의 전제조건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언급한 대로 우리의 대화 채널은 열려 있다. 북한은 대화의 문들이 열려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들은 어디에 문이 있는지 안다. 북한은 그들이 대화를 원할 때 어떤 문을 통해 걸어 들어오는지를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sangjo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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