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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와 유방암

입력 2017.12.13. 08:51 댓글 0개
김세원 건강칼럼 광주굿모닝병원 외과 과장

흔히 모유수유가 유방암의 위험성을 낮춘다고 알려졌다. 이는 유방암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여성 호르몬의 자극이 모유수유 기간에는 줄어들면서 발암과정이 억제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모유수유는 유방암의 발병 위험을 낮추는 인자로 많이 알려졌지만, 이 결과는 항상 일관적이지 않다.

모유수유와 유방암에 대한 연구는 명확한 답을 도출해내기 어려운 주제다. 모유수유가 유방암의 위험성을 낮춘다면, 모유수유를 한 여성은 임신을 했지만 모유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보다 얼마나 유방암의 위험성이 낮아지는 것일까. 유방암의 위험성을 낮추려면 모유수유 기간이 얼마나 되어야 할까.

2002년 한 논문에서는 30개 구각, 47개 논문의 5만302명의 유방암 환자와 9만6973명의 대조군을 분석하여 유방암의 관련성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유방암을 진단받은 여성군에서 모유수유의 경험이 더 적었고, 평균 모유수유 기간도 짧았다. 또한 모유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과 비교해서 모유수유 기간(한 아이의 모유수유 기간 또는 여러 아이의 모유수유 기간을 합한 것)이 12개월 이상이면 유방암의 발병률이 4.3%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라간의 비교에서 개발도상국에 비교하여 선진국에서 모유수유 경험이 적고, 모유수유 기간이 짧은 특성을 보였는데 이 결과는 선진국에서 유방암 발병률이 높은 것과 연관지을 수 있다. 저자들은 선진국에서도 모유수유를 하면 유방암 발병률이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2013년 발표된 유방암의 위험인자 연구에서, 2011년까지 연구된 논문들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 모유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과 비교했을 때 모유수유를 했던 여성의 유방암 발생위험율이 11% 줄어들었음이 밝혀졌다. 서양인과 동양인 모두 모유수유에 대한 유방암의 보호효과가 있었고, 12개월 이상 모유수유를 했을 때 유의미하게 유방암의 발생위험이 낮아졌음이 보고됐다.

모유수유는 유방암의 강력한 보호인자인 임신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임신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하고 연구를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까지 연구를 종합해보면, 12개월 이상 모유수유를 한 경우 모유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서 유방암의 위험성을 조금 줄일 수 있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또한 모유수유의 형태와 모유 중단 방법, 여러아이가 있을 경우 각각의 아이에게 이루어진 모유수유 기간 등이 유방암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연구도 향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모유수유가 유방암의 발병을 줄이는 데 얼마나 기여할 것인지를 꼼꼼히 따져보지 않더라도, 모우슈유는 엄마와 아이의 건강과 정서적인 측면에서 많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모유수유는 쉽지 않다. 충분히 잘 수 없으며, 음식도 계속 조절해야 한다. 또한 직장에 복귀하는 여성이 모유수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나라도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유방암의 발병율이 늘어나고 있으며 많은 임신, 수유기 여성들이 직장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모유수유를 권장하고 도와줄 수 있는 시설이나 제도, 분위기를 마련하여 유방암 발병을 조금이나마 낮출 수 있기를 바란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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