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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산은 밀실매각' 의혹에 '주가하락'까지

입력 2017.12.12. 09:48 수정 2018.04.09. 11:28 댓글 0개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대우건설 대주주인 산업은행(산은)이 밀실매각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산은이 아닌 대우를 위한 매각' 추진과 투명한 절차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8일 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이하 대우건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산은에 인수의향자 리스트를 요구했지만 매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거부하고 있다"며 "밀실매각이 되지 않도록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달라"고 촉구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올바른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면 정확히 어떤 업체가 참가했고 현재 어떤 절차로 진행되고 있는지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측 및 노조에서도) 인수의향자와 대우건설이 향후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산은은 철저히 밀실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은의 밀실경영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순실 낙하산' 의혹을 받고 자진 사퇴한 박창민 전 대우건설 사장 선임 때부터 이같은 논란이 계속됐다. 당시 노조는 사측을 대신해 산은에 사장선임 관련한 투명한 절차 공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무수한 의혹 제기에도 산은은 묵묵부답으로 응답했다.

노조는 박 전 사장의 '최순실 낙하산'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인만큼 매각에 더욱 신중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 7월 기자회견을 열고 "'최순실-산업은행-박창민'으로 이어지는 의혹이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대우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의혹을 덮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산은의 꼼수 아니냐"며 "(의혹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매각을 강행한다면 최순실 매각계획이 실행될 수 있다"며 매각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산은은 이같은 의혹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매각추진을 강행했다. 게다가 이번 매각추진 관련정보도 사측에 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산은의 지나친 경영간섭을 중단하고, 산은이 아닌 대우를 위한 매각을 추진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산은은 대우건설 본사에 경영관리단이라는 산은 조직을 파견해 대우의 모든 경영사항을 지시하고 있다. 이 과정이 대우와 '협의'가 아닌 '일방통보'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의 증언이다.

지난 2010년 산은이 대우의 대주주가 됐을 때 체결한 신주인수계약에는 산은이 일을 처리하기에 앞서 대우와 사전에 협의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지만, 실제로는 협의가 아닌 '사전승인'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대우 관계자는 "대우는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막상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대우 임직원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이런 관계에서 산은이 대우를 위한 매각을 진행할 리 없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분위기가 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산은이 지난 13일 예비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본입찰 공고를 앞두고 있지만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9월 초 7800원이던 주가는 예비입찰제안서를 접수한 지난달 634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국내외 기업 10여개가 인수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가는 더욱 떨어져 11일 기준 5430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도 대우건설 매각이 이번에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수의향을 밝힌 업체도 소문만 무성한데다, 이들 업체 중 국내 건설사 규모 3위인 대형사 대우를 인수할만한 기업이 현재는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 같다"며 "이번 매각이 사실상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봤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최순실 낙하산 관련 논란은 이미 노조에서 감사원에도 민원청구했지만 기각된 사항"이라며 이번 밀실매각 관련 노조의 주장에 대해 밝힐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

산은에 따르면 지난 13일 해외기업 포함 10개사가 예비입찰제안서를 접수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앞으로 입찰 적격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매각 주간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 매각 대상은 사모펀드 KDB밸류 제6호가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093만주)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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