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민관거버넌스는 ‘명분쌓기용’ 인가

입력 2017.12.07. 18:07 수정 2017.12.08. 08:24 댓글 0개
민간공원·어등산 관광단지 등 협의체 57개 운영
해법 모색은 커녕 오히려 갈등 양산 한계 드러내
합리적 대안 찾도록 실질적 결정권한 부여해야

광주시가 각종 현안을 추진하면서 시민의견 수렴과 찬반갈등 조정을 위해 민관거버넌스, TF(테스크포스) 등 각종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부 현안의 경우 오히려 협의체 내 이견으로 갈등을 양산하고 사업추진에 제동이 걸리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광주시가 명분쌓기용으로 형식적으로 시민의견을 수렴하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어 협의체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광주시에 따르면 각종 시책에 시민 등 각계 의견을 수렴, 반영하기 위해 TF 24개, 민관거버넌스 2개, 자문단 3개 등 30여개의 시정현안 협의체를 운영중이다.

국제교류활성화 등 각 부서에서 진행중인 협업과제까지 포함하면 50여개가 훌쩍 넘는다.

이중 도시공원 일몰제를 앞두고 민간공원 개발 등을 논의중인 민관거버넌스와 12년 갈등현안인 어등산관광단지 개발 민관위원회 등이 대표적이다.

광주시는 2년여 앞으로 다가온 공원일몰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민관거버넌스 협의체를 구성, 지난 3개월여간 5차례 회의와 3차례 소위원회를 열어 관련 논의를 진행해 왔다.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1단계 사업을 확정했지만 시민심사단 구성 등을 놓고 시민사회단체가 반발하면서 최근 예정됐던 평가일정이 취소되는 진통을 겪었다.

12년째 표류하고 있는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사업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찬반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자 광주시는 전문가와 시민단체, 주민대표 등 28명이 참여하는 민관위원회를 구성해 그동안 6차례의 회의와 2차례의 자문위원회 회의를 개최했지만 의견접근에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일빌딩 리모델링사업, 상무집단에너지 대책 등 찬반갈등이 있는 TF들도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34개 시정현안 협의체에 참여하는 인원만 600(공무원 200·시민단체 등 외부인사 400)여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들인 행정력과 노력에 비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갈등조정 역할을 위해 도입한 민관거버넌스 등 협의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군공항이전, 특급호텔건립 등 지역의 대표적인 숙원사업들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줄줄이 해를 넘기고 있다.

내년에는 지방선거까지 있어 ‘정치쟁점’에 휘말릴 경우 기약없이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광주시가 찬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민관거버넌스에 실질적인 결정권한을 부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시정현안 협의체 운영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동헌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행정행위의 최종 결정은 결국 광주시와 시장이 하는 것으로 현재 운영중인 민관거버넌스 등 협의체는 결정권한이 없어 이미 길을 정해놓고 양측의 의견만 듣는 명분쌓기용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광주시가 충분한 찬반논의를 통해 양측의 의견을 조정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협의체에 실질적인 권한 등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우기자 ksh43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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