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의 시간이 오고 있다 껍데기는 가라

입력 2017.12.06. 16:18 수정 2017.12.06. 16:21 댓글 1개
이종주의 약수터 무등일보 논설실장

광주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전라도 정도 1천년, 천년만의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광주의 기회는 시민이, 국민이 만들었다. 지난 겨울 촛불혁명의 엄중한 명령에서 출발했다. 연인원 1천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광주에서, 서울에서, 전국 곳곳에서 촛불을 들고 불의한 정권의 퇴진을 외쳤고,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이는 정권교체로 이어져 5월 9일 마침내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소통과 감동의 리더십을 보여줬다. 박근혜 정부의 불통에 넌더리를 쳤던 국민들은 환호했다. 여기에 지금도 진행형인 적폐청산에 나섰다. 이 또한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냈 다. 후보자 시절부터 약속했던 대통합 인사도 실천했다. 이낙연 전남지사를 국무총리로 발탁하는 등 호남인사를 중용했다. 지역현안에 대해서도 꼼꼼히 챙겼다. 각종 정책에 있어 호남을 향한 마음 씀씀이는 시민들의 가슴을 적셨다. 5·18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 특별법 제정, 진상규명 등 광주시민들의 오랜 응어리를 씻어내는 데도 속도를 더했다. ‘호남이 비로서 제대로 대접을 받는구나’ ‘진정으로 광주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구나’ 시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염치없는 광주시장 후보 배제해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말할나위없이 바람직하고 더없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맞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우리 현대사는 지도자로 인해 행복했던 순간 보다 불행했던 시간이 훨씬 길었다. 어렸을 적 읽었던 이솝우화 ‘개구리 임금님’ 같은 시대를 꽤 오랫동안 보냈다.

연못 속에 평화로이 살던 개구리들이 제우스 신에게 임금을 보내주길 청했다. 제우스 신은 나무토막을 던져줬다. 개구리들은 화도 내지 않고 볼품도 없는 나무토막 임금님께 실망했다. 다시 멋진 임금님을 보내달라고 간청했다. 이번엔 해오라기를 보냈다.(물뱀이라는 해석도 있다) 멋들어진 모습에 개구리들은 무척 좋아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긴 부리로 개구리들을 하나 둘 잡아 먹었다. 개구리 나라에 재앙이 닥쳤다. 개구리들은 그때서야 후회했다.

우화는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들을 생각해보게 한다. 대통령의 철학과 국정운영 방식에 따라 대한민국이 어떤 모습이었나를 돌이켜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국민들이 제 손가락을 자르고 싶은 심정으로 피눈물을 흘리며 후회하기도 했고, 기대와 희망을 안고 기꺼이 수고로운 노동을 아끼지 않은 때도 있었다. 지금은 그 어느 때 보다 큰 꿈을 가지고 달디단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우화를 반면교사 삼으면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우리가 어떤 사람을 광주시장으로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조금 덜 수 있다. 적어도 시장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을 생각해볼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가 마치 자신에 대한 지지인 양 착각하며 호가호위 하는 자, 천년만에 찾아온 광주의 시간을 지역발전으로 승화시키려는 의지와 능력은 모자라면서 자리만을 탐하려는 사람, 광주시민에 대한 어떠한 절박함이나 간절함도 없이 자신의 출세욕과 권력욕심만을 채우려는 인간, 얼핏 스치는 편린만 챙겨도 이런 후보들은 배제해야 한다.

인생 걸고 민주주의 위해 노력했나

이같은 가짜 후보들을 가리기가 결코 쉽지는 않을 게다. 화장술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가장 간단한 방법이 있다. 그들이 살아온 삶의 내력을 보면 된다. 지나온 길을 보면 가고자 하는 길이 보인다고 했다. 70-80년대 청춘의 시절, 암울한 독재의 시대에 온몸을 던져 불의와 불공정에 맞서 항거하며 싸워왔는지, 아니면, 이런 시대적 상황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출세와 영달을 가치의 우선 순위에 뒀는지, 그 흔적을 샅샅히 더듬어 볼 필요가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의 말처럼 적어도 ‘인생을 걸고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순수한 희생은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결코 가볍지 않다.

또한 가까이는 지난 겨울 광화문에서 도청광장에서 촛불이라도 들었는지,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말과 행동은 어떠하였는지, 스스로 한 약속을 목숨처럼 소중하게 지켰는지도 꼼꼼하게 들여다 봐야 한다. 아울러 장삼이사들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리’라는 부분도 중요한 덕목이다. 작은 의리도 없는 사람이 어찌 시민들과의 큰 의리를 지킬 수 있겠는가.

잣대가 너무 까다롭다 할 지 모른다. 그러나 광주시장이 되려는 사람들은 이 보다 더 혹독한 검증이 필요하다. 지금부터 해야한다. 그래야 내년 선거에서 시민들의 눈이 호강할 정도로 훌륭한 후보를 뽑을 수 있다. 하여, 신동엽 시인을 호명해 한 소절 뽑아본다. “껍데기는 가라. 광주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도청앞 분수대의 그 함성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민주 정의 평화, 광주의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껍데기는 가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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