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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된 5·18암매장 발굴…옛 광주교도소 남쪽 집중 조사

입력 2017.11.29. 11:03 수정 2017.11.29. 11:10 댓글 0개

【광주=뉴시스】 배동민 기자 = 5·18민주화운동 암매장 유해를 찾기 위한 발굴 작업이 옛 광주교도소 남쪽 소나무 숲 인근에서 이틀째 벌어지고 있다.

5·18기념재단의 의뢰를 받은 대한문화재연구원은 29일 오전 교도소 남쪽 소나무 숲 인근에서 암매장 유해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굴삭기와 호미, 삽을 동원해 흙을 파내려가며 암매장 흔적을 찾고 있다.

연구원 측은 지난 28일 가장 유력한 암매장 장소로 꼽혔던 교도소 북쪽 담장 인근 발굴 작업을 마무리했다.

땅속탐사레이더(GPR·Ground Penetrating Radar) 분석 결과 이상 신호가 감지됐던 담장 인근 구간과 철조망 넘어 공터를 발굴했지만, 쓰레기 더미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념재단과 연구원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교도소 남쪽 부근에 대한 발굴 작업에 집중한 뒤 점차 조사 범위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암매장 제보가 겹친 곳을 우선 발굴한다.

1980년 당시 3공수여단 11대대 소속이었던 송모 전 소령은 '16대대가 교도소 북쪽 담장에서 20~30m 떨어진 야산 2~3곳에 시신을 매장했다고 들었다'고 제보했다.

앞서 기념재단에는 '교도소 북동쪽 2초소 앞 쓰레기 매립장 야산'을 암매장 장소로 지목한 익명의 제보도 2건이 있었다.

이 같은 제보를 근거로 기념재단은 북쪽 철조망 밖 공터와 옛 테니스장과 주차장 지역을 정밀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주 안으로 땅을 평평하게 고른 뒤 다음 주 다시 한 번 땅속탐지레이터를 투입해 분석 작업을 벌여 조사 범위를 좁힌다.

이외에 기념재단은 암매장 관련 제보와 증언이 들어온 호남고속도로 인접 지역(교도소 남서쪽 감시탑 인근)과 공동묘지 접근 통로(교도소 북서쪽 감시탑 인근) 등도 정밀 조사한다. 이 곳은 3공수 본부대, 11대대, 15대대가 유해를 암매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념재단은 특히 너릿제 지역의 경우 전자파의 반응의 크기와 반사형태 등으로 미뤄, 상대적으로 유해 발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너릿재 인근은 "5·18 직후 대낮에 군인들이 굴착기 등 중장비를 사용해 마대 자루를 묻고 있었으며 자루 밖으로 나와 있는 시신의 머리를 봤다"는 제보가 이어진 곳이다.

발굴 장소가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이기 때문에 광주시와 협의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군용 굴삭기 작업', '시신을 실은 트럭'을 봤다는 제보가 있는 만큼 1980년 당시 광주에 파견된 야전공병단 상황일지 등 군 기록을,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를 통해 확보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3공수 부대원들의 여러 증언을 바탕으로 교도소 내 암매장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유해를 반드시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ug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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