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호 '보이지 않는 풍경(The Invisible Scenery)'展
입력 2017.11.24. 18:14 수정 2017.11.24. 18:17 댓글 0개【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사진가 김필호가 오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가나인사아트센터 본전시실에서 '보이지 않는 풍경(The Invisible Scenery)'展을 연다.
'보이지 않는 풍경(The Invisible Scenery)'은 세찬 물속에 흔들리는 수초의 강한 생명력과 유연함을 시각화하기 위해 근적외선 촬영법을 적용한 사진들이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한 작가의 전공을 살린 작업이다.
장마가 그친 후 찾은 강가, 여름 안개 자욱한 이른 아침의 강물, 추운 겨울 바다의 수초와 해초 등을 작가만의 시각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대학시절 사진동아리 활동을 하며 사진에 흠뻑 빠졌다. 암실에서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는 모든 과정이 즐거웠다. 선후배 동기들과 함께한 전시는 잊을 수 없다. 그렇게 사진과 함께 한지 40년, 늘 카메라를 잡을 수는 없었지만 학창시절의 꿈을 다시 펼쳐보고자 지난 2012년 '얼음 꽃 (Ice Flowers)'으로 개인전을 열었고 두 번째 작업 ‘보이지 않는 풍경’에 이른다.
작가는 “현대인의 힘들고 지친 삶에 위안이 되는 사진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또 “언제나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경이로운 대 자연 앞에 고개 숙여 감사한다”고 전했다.
chocrystal@newsis.com
- 라 페스트는 '페스트'가 아니다···10년 만에 번역한 이정서 '역병'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카뮈의 책은 어렵기로 소문 나 있었다. '이방인'이 그랬다. 소설의 감동보다 ‘부조리’니 ‘실존’이니 ‘햇빛’이니 하는 개념어를 떠올리며 난해하다고 느꼈다. '역병Peste'도 마찬가지다.'페스트'로 익히 알려진 이 작품 역시 지금까지 독자들에게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왜 그럴까? 번역 때문이라는 게 10년 전 번역 문제를 제기했던 역자의 주장이다.번역자인 이정서는 출간 당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이방인' 번역 이후, 10년 만에 '역병La Peste'을 완역했다. 원래 작가가 쓴 서술구조 그대로의 번역을 위해 쉼표 하나,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고르고 또 고르느라 소비한 시간이었으리라는 걸 문장마다마다에서 담아냈다."카뮈의 '라 페스트La Peste'를 ‘페스트’로 번역하는 것은 잘못이다. ‘쥐’ 이야기가 나오니 누군가는 이것을 ‘흑사병’으로 오해하고 있기도 한데, 그건 더 큰 잘못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흑사병은 ‘peste noire’라고 해서 별도의 단어가 쓰이고 있거니와, 작품 속 질병의 이름은 더군다나 아니기 때문이다."당연히 'La Peste'는 영어 번역서의 제목도 그냥 ‘페스트pestis’ 가 아니라 'The Plague'이다. 즉, ‘역병’ 쯤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것을 ‘페스트’와 구분되는 ‘역병’으로 달리 번역해 주지 않으면 절대 안 되는 이유가 따로 있다.'역병Peste'에는 위대하고, 때론 졸렬하고, 편집증적이고, 성스럽고, 결국 인간답고자 하는 무수한 인물들이 나온다. ‘의사인 리외, 하급 공무원인 그랑, 기자 랑베르, 신부 파늘루, 기록자 타루’는 이 책의 중심 인물로, 그들의 말들은 밑줄을 그어 따로 정리해 놓고 싶을 정도로 울림이 있다. 그들의 생각과 말들은 그때 그 상황에서 나온 말들이지만,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지금 이 시간에도, 먼 미래에도 사람들에게 깊은 질문과 성찰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보편적인 진실을 담고 있다.◎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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