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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이국종 교수 "북한 병사 농담할 정도로 의식 명료…이번주 일반병실로"

입력 2017.11.22. 15:41 댓글 0개
현재 물 마시며 회복 중…죽 먹을 정도 되면 군 병원 옮겨질 전망
이국종 교수 "특수훈련 받은 강건한 친구로 보인다…농담도 할 정도"

【수원=뉴시스】김도란 김지호 기자 = 최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하다 총상을 입고 치료 중인 북한군 병사가 의식이 명료하게 돌아와 가벼운 농담까지 하는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귀순 과정에서 입은 총격 상황과 두 차례에 걸친 큰 수술, 중환자실에서의 치료 등에 따른 우울감 등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증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군 병사를 치료 중인 이국종 수원 아주대병원 교수는 22일 "지난 18일 오전 9시께 병사의 기도에 삽관된 관을 제거했고, 현재 안정된 상태로 자가 호흡을 하고 있다"라며 "군 당국에 병사가 한 달 정도는 회복한 뒤에 조사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환자의 의식은 명료한 상태로, 치료에는 매우 협조적이지만 큰 수술과 귀순과정, 총격으로 인한 충격 등으로 심리적 스트레스로 우울감을 보이고 있다"라고 북한 병사의 상태를 설명했다.

북한군 병사는 한국 나이로 만 24세, 이름은 오모씨. 의식을 찾은 뒤 한국 가요와 미국 영화를 주로 시청하면서 심리 회복 중이다.

이 교수는 "보통 아프다는 표현을 많이 하지만, 전날(21일)에는 함께 영화를 보며 농담도 할 정도로 회복됐다"며 "특수훈련을 받은 강건한 친구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북한군 병사가 한국에 왔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찾도록 군 부대에 요청해 태극기를 마련, 침대에서 마주 보는 상단에 걸어놨다.

이 교수는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되찾은 환자를 깨울 때 후유증이 있는 탓에 음악과 TV프로그램 등 적절한 자극을 준다"라며 "고향과 가족 등에 대한 주제로 얘기를 하면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놓일 수 있으므로 남한 얘기를 주로 한다"고 말했다.

두 차례에 걸친 수술을 통해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지만, 심한 출혈성 쇼크와 총상이 심했던 탓에 수술 부위의 악화 가능성이 큰 상태라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의료진은 1차 수술에서 병사의 좌측 팔 부위에 등을 뚫고 나온 총상으로 팔을 절단하려고 했다. 현재 상태는 회복됐으나 상처 부위가 큰 탓에 계속해서 치료가 이뤄질 전망이다.

의료진은 또 추가 검사를 통해 북한 병사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으며, 잠복 결핵도 있는 것을 확인했다. 1차 수술 중 발견된 기생충은 회충(ascaris lumbricoides)과 개회충(toxocara canis)으로 판명됐다.

북한 병사가 현재 물을 마실 수 있게 되면서 기생충 제거 경구약물을 투약해 대다분 제거했다.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병사는 이번 주말께 일반병실로 옮겨질 전망이다. 통상 중증환자는 죽을 먹을 수 있게 되면 퇴원하기 때문에 이 환자도 한 달 내에는 군 병원으로 이송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 13일 오후 3시31분께 판문점 JSA로 귀순한 병사는 군사분계선(MDL) 남측으로 50여m 떨어진 지점에서 복부와 우측 골반, 양팔, 다리 등에서 5곳 이상의 총상을 입고 우리 군에 의해 구출됐다.

이 병사는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에서 13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대수술을 받았으며,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18일 오전 9시부터 자가 호흡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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