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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쇼트트랙, 안방 대회·계주 金으로 '자신감·경험' 끌어올렸다

입력 2017.11.19. 19:04 댓글 0개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3년 만에 따낸 월드컵 대회 계주 금메달로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 속에 안방에서 대회를 치르면서 올림픽 분위기도 미리 경험했다.

임효준(21·한국체대)·서이라(25·화성시청)·곽윤기(28·고양시청)·김도겸(24·스포츠토토)으로 이뤄진 남자 대표팀은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5000m 계주에서 6분47초365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월드컵 대회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14년 12월 개최된 2014~2015시즌 3차 대회 이후 3년 여 만이다.

세계적인 전력 평준화 속에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 최강의 자리를 지키지 못한 남자 쇼트트랙은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계주 은메달에 만족해야했고,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노메달에 그쳤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그만큼 간절했을 금메달을 목에 건 만큼 남자 대표팀은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김선태 대표팀 감독은 "그동안 메달 못 땄던 계주에서 1위를 하고 올림픽에 들어가서 좋다"고 평가했다.

'맏형' 곽윤기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계주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월드컵 1~3차 아쉬움을 털어낸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다. 후배들이 잘 따라준 덕분"이라고 전했다.

서이라는 "남자 쇼트트랙이 마지막으로 월드컵 대회 계주 금메달을 딴 이후부터 쭉 대표팀에 있었는데 안좋은 모습만 보였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서 기쁘다"고 전했다.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안방 대회에서 뜨거운 함성 속에 레이스를 펼치며 경험을 쌓은 것도 소득이다.

남자 대표팀은 여자 대표팀에 비해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평창올림픽에서 개인 종목에 나설 선수 중 올림픽을 경험한 선수가 없다.

월드컵 1차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따며 남자 대표팀 에이스로 떠오른 임효준은 올 시즌 처음으로 월드컵 대회에 나섰다.

아직 고교생인 황대헌은 지난 시즌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지만, 부상자들이 잇달아 나오면서 차순위로 대표팀 일원이 돼 처음으로 월드컵 대회를 경험했다.

서이라도 올림픽에 나선 적이 없고, 김도겸은 올 시즌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은 관중이 많은 경기장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곤 하는데, 남자 대표팀은 안방에서 미리 경험을 해본 셈이다.

이번 대회 준준결승부터 결승이 열린 18~19일 목동실내빙상장은 관중석에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따르면 이틀 연속 4000장의 입장권을 유료 판매했는데 18일에는 3100장이 팔렸고, 19일에는 매진됐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초대권 등을 포함하면 19일에는 5000명 정도가 입장한 것 같다"고 전했다.

관중들은 한국 선수들이 빙판에 나타날 때마다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올림픽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임효준은 "한국에서 열린 덕에 올림픽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었다. 관중이 많아 긴장도 돼 나만의 레이스를 하지 못한 것 같다"며 "배울 수 있는 기회였고, 나에게 약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레이스를 한 것은 처음이다. 월드컵 대회 출전이 두 번째 아닌가"라며 "너무 급하고 서두르다 보니 실수가 많이 나왔다. 들뜬 마음과 부담감 때문에 흥분했다. 이런 부분도 경험이고, 배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대헌은 "한국에서 하는 대회에 대한 분위기를 미리 느껴봐서 좋았다"고 동의했다.

남자 대표팀은 평창올림픽에서도 계주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곽윤기는 "계주에서 메달을 꼭 따고 싶다. 금메달을 따면 12년 만이다"며 "선배님들이 오랫동안 이뤄오신 것을 지키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이 컸다. 선배들의 명예를 되찾고 싶다"고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실수가 나온 부분이 늘 같은데 남은 기간 고치는데 집중하겠다. 이런 흐름이라면 올림픽에서 기대를 해도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선태 감독은 "선수들이 개성이 넘치지만 서로 배려한다. 너무 서로를 위해 해가 될 때가 있다"며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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