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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희생자 3명 합동장례 이틀째, 전국서 조문행렬

입력 2017.11.19. 15:03 수정 2017.12.11. 11:52 댓글 0개

【안산=뉴시스】이종일 기자 =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고(故) 양승진(참사 당시 57세) 교사 등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교사 3명의 합동장례 이틀째인 19일 전국에서 온 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고 양승진 교사와 박영인(17세)·남현철(17세) 학생 유족들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안산 제일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각각 조문객을 맞았다.

군포 중앙고교에 근무하는 이호권(47) 교사는 아내와 두 자녀를 데리고 양 교사의 빈소를 찾았다.

이 교사는 양 교사의 영정 앞에서 절을 한 뒤 유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조문을 마친 이 교사는 "양승진 선생님과는 2003~2004년 안산 성안고교에서 함께 근무했다"며 "당시 신입교사였던 나에게 양 선배는 어려운 존재였지만, 유쾌하고 편안하게 대해줘 금방 친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양 선배는 교무실에서 옆자리였고, 나와 같은 2학년 담임이면서 같은 사회교과를 맡아 특별한 인연이었다"며 "이런 분이 참사를 당했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3년이 지나서라도 가시는 길을 꼭 배웅하고 싶어 왔다"고 했다.

그는 "양 선배는 동료 교사, 학생들에게 자주 장난을 치는 친근한 분이었다"며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반드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원고 희생학생과 동갑내기인 청년들도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빈소를 찾았다.

참사 당시 안산고 2학년이었던 전모(20·여·대학생)씨는 안산지역 선·후배들과 함께 조문했다.

전씨는 2014년 참사 때 단원고 친구의 장례를 겪은 아픔 때문에 이날 조문하는 것을 망설였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영인이, 현철이는 모르는 아이들이지만, 이들의 명복을 빌고 잊지 않기 위해 조문했다"며 "희생자와 세월호 참사를 단순히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안전하게 변화하는 길에 참여하면서 실천으로 기억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인천, 부산 등 전국에서 온 조문객 발길도 이어졌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남경필 경기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하승창 청와대 사회혁신수석,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도 이날 조문 행렬에 함께했다.

합동빈소에서는 상주를 맡은 4·16가족협의회, 안산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조문객을 맞았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오전부터 장례식장에 머물며 유족과 슬픔을 함께했다.

제 시장은 조문을 마친 하승창 사회혁신수석과 만나 "(정부와 안산시가) 4·16안전공원(가칭·안산 추모시설) 조성 사업을 논의하자"는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희생자 3명의 유족들은 20일 오전 6시 발인식을 엄수한 뒤 7~8시 단원고, 안산시청에서 노제를 치르고 수원연화장에서 화장할 예정이다.

lji2235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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