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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와 박지원, 통합론 놓고 정면충돌 하나
입력 2017.11.18. 12:57 댓글 0개오는 21일 의원 워크숍 토론서 맞수 예고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을 놓고 국민의당 내 찬성파와 반대파 간 내홍이 불거지고 있다. 18일 일각에서는 양측 간 한바탕 충돌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른바 '안철수대 호남 중진'의 격돌인 셈이다.
이러한 갈등은 유승민 바른정당 신임 대표가 안철수 대표를 예방한 뒤 더욱 깊어졌다. 안 대표는 예방 이후 중도 통합을 국민의당 생존전략으로 내세운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찬성파의 중심에 안 대표가 있다면 반대파에는 호남 중진 의원들의 대표격인 박지원 전 대표가 있다. 최근에는 둘 사이 갈등의 골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통합 반대 목소리를 꾸준히 피력해왔던 박 전 대표는 최근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명분상에도 정치적 실리 면에서도 조금 저능아들이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통합의 명분과 실리 모두 없으니 반대한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공개적으로 통합을 거론한 안 대표와 측근들을 향한 저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대표는 지난 16일 한 대학 특강에서 "양당체제가 아닌 문제 해결 중심의 합리적 개혁세력이 필요하다. 양당구도로 회귀하려는 흐름을 저지하기 위해 연대와 통합, 정치구도 재편이 필요하다"며 통합의 필요성을 재강조했다.
안 대표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공개발언에 대해 "정책적 공조하고 그게 마무리되면 선거연대에 대해 본격 논의하고 그 다음 통합 가능성까지도 얘기해볼 수 있다는 그 정도니까 원론적 수준에서 같은 입장 말씀 드린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오는 21일 의원 워크숍을 진행한다. 앞서 안 대표는 워크숍에서 통합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의원은 당일 '끝장토론'이 열릴 것이라 예고하며 통합 관련 입장이 결론지어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에 두 사람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워크숍은 단순히 두 전현직 대표 간의 맞대결에 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 지도부인 최명길 최고위원이 "원내지도부와 당 지도부는 연대·통합 논의에 적극적이고 봐도 무방하다"며 통합 추진을 시사했고 이언주 의원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관해 "(양당이) 공통점이 많다" "궁극적으로 함께 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을 밝히며 안 대표에게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정배 전 대표, 정동영·조배숙 의원 등 호남 중진들의 반발도 거세다. 안 대표가 지난 의원총회에서 '양당 간 통합은 없고 정책연대의 가능성은 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음에도 안 대표가 외부 공식석상에서 통합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천 전 대표는 바른정당을 "개혁적 보수와는 거리가 한참 먼 정당"이라고 규정하며 "안철수 대표가 당을 소멸의 길로 끌고 가려하고 있다"고 밝혔고 정 의원은 "'통합은 없다, 언론이 앞서나간 얘기', 이렇게 해놓고 불쑥 통합의 빅텐트를 치자는 식으로 얘기해 당혹스럽다. 이래서야 신뢰가 생기겠는가"라며 "(안 대표) 본인이 계속 무리수를 둔다. 당대표에 출마한 것도 무리수였다. 실패작"이라고도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의정활동 보고 등으로 활용했던 조배숙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조 의원은 '진주난봉가'를 인용하며 "옛사람들이 말하길 화류정은 석달이요 본댁정은 백년이라 했다. 안 대표의 통합의지는 첫사랑 호남을 버리고 짝사랑 유승민을 선택하는 거와 다르지 않다. 이제 분명히 해야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찬반세력 간 견해 차가 너무 큰 상황이라 토론을 벌인다고 통합론에 대한 부분이 매듭지어지진 않을 것 같다"며 "안 대표는 너무 급하고 호남 의원들은 너무 호남이란 틀 안에 갇혀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한편 호남 의원들이 만일을 대비해 분당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박 전 대표가 탈당·분당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안 대표 측이) 현재 우리 국민의당 의원들에게 '너희 나갈 데 있느냐, 나갈 테면 나가봐라' 이러지만 우리의 정체성을 이렇게 짓밟고 간다고 하면 나갈 데가 있다"며 20명 이상이 탈당해 원내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내홍이 극단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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