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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차량 대결서 인간 완승…기술력 아쉬움

입력 2017.11.17. 19:23 수정 2018.02.12. 17:23 댓글 0개

【성남=뉴시스】 이승호 기자 = 기대를 모았던 자율주행 차량과 인간의 대결에서 인간이 완승했다.

세 차례 맞대결에서 자율주행 차량은 단 한 번도 완주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서울대와 함께 2017 판교 자율주행모터쇼를 개최한 경기도는 모터쇼 행사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끈 '자율주행 차량 vs 인간 미션 대결'을 17일 오후 성남 판교 제로시티에서 열었다.

장애물과 S라인 턴, 굴절 등의 세 미션 구간 300m를 자율주행 차량과 인간 운전자가 동시에 나란히 출발해 결승선에 누가 먼저 도착하느냐를 겨루는 대결. 애초 350m 구간에서 치르려 했다가 궂은 날씨 탓에 축소했다.

자율주행 차량과의 맞대결은 사전에 신청한 초보·숙련자·전문가 등 10명 가운데 여성 운전자 3명만 치렀다.

하지만 본격적인 대결에 앞서 행사장을 찾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와의 시범 대결에서 자율주행 차량에 이상이 생겨 한 시간 가까이 경기가 미뤄졌다.

남 지사와의 대결에서는 자율주행 차량이 첫 미션 구간부터 장애물을 3차례 충격한 데 이어 세 번째 구간에서는 아예 라인 벽을 충격하고 멈춰 실격됐다. 이러는 사이 남 지사는 1분30초 만에 골인 지점을 통과했다.

이후 자율주행 차량의 조작 오류가 계속되는 바람에 남 지사와의 재대결은 불발됐다.

한 시간 가까이 점검을 마치고 가까스로 본경기에 들어갔지만, 자율주행 차량은 여전히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바둑 맞대결 '이세돌 vs 알파고'전에서 알파고가 맹활약한 사례가 있어 자율주행 차량의 우세승이 점쳐졌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첫 주자로 나선 초보운전자 박지혜씨가 1분00초56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박씨와 함께 달린 자율주행 차량은 첫 구간에서 장애물을 3차례 들이받고 세 번째 구간에서 라인 벽을 5차례 충격한 뒤 멈췄다.

두 번째 숙련 운전자 이윤영씨와의 대결에서도 자율주행 차량은 첫 구간에서 4차례 장애물과 부딪힌 뒤 세 번째 구간에서 멈췄다. 결승점을 밟지 못한 것은 세 번째 대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박지혜씨는 "운전이 서툴러 자율주행 차량에 크게 뒤질 것으로 예상했다. 운행 중에 자율주행 차량이 장애물을 충격하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며 "상용화 차량이 아니고 대학생들이 만든 것인 만큼 앞으로 기술을 보완해 안전한 차량을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결에 나선 자율주행 차량은 국제대학생 창작자동차 경진대회 자율주행 부분에서 대상을 차지한 팀이 개발한 것이다.

국내 전기차 업체가 개발한 2인승 차량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했다.

대학생 팀은 "방송 장비가 많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에 교란이 생겼고, 험한 구간 탓에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남경필 지사도 "사람과 자율주행 차량의 대결은 어떻게 하면 이 기술로 교통사고가 없는 세상을 만들지에 대한 고민"이라며 "이날 선보인 차량은 대학생들의 기술력이지 상용차량은 아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계속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판교 자율주행모터쇼는 자율주행산업 육성을 위한 산업박람회, 세계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자율주행자동차 관련 국제포럼, 대학생 E-포뮬러 경주대회 등으로 18일 까지 열린다.

jayoo2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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