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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의원 "사람 믿는 사람만이 세상 바꾼다"…'난 네 편이야'

입력 2017.11.17. 15:18 댓글 0개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어떤 이들은 작은 정당이라서 집권은 불가능할 거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모든 일의 시작은 미약하다.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복지국가 스웨덴도 19세기 후반에는 유럽에서 가난하고 덜 민주화된 나라들 가운데 하나였다. 스웨덴의 제1당인 사민당도 한때는 풋내기 진보 정당이었다."('다시 정치' 중에서)

심상정(58) 정의당 의원이 '난 네 편이야'를 냈다.

독재 정권에 맞섰던 학생들, 노동현장에서 스스로 자신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싸웠던 청년 노동자들, 사회의 차별과 편견에 맞서 자유와 인권을 지켜온 사람들. 학생, 노동자, 시민, 정치인 등 수많은 사람들의 놀라운 도전의 역사가 담긴 책이다.

심 의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진보 정치인으로 꼽힌다. 1985년 스물여섯 나이에 대학을 그만둔 뒤, 하루 10시간도 넘게 일해야 했던 어린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 6·25 전쟁 이후 최초 노동자 동맹파업인 '구로동맹파업'을 주도했다. 여성 최장기 수배자로 살면서도 당시 열악한 노동자 권리를 위해 싸웠다.

"신기하게도 나는 공장에서의 생활이 편했다. 학교에서보다 이곳에서의 삶이 건강하고 알차게 느껴졌다. 마음이 편했다. 노동자들과 함께 열심히 토론하고 공부했고, 노는 것도 열심히 함께 놀았다. 휴일이면 함께 야유회도 가고 등산도 갔다. 간혹 가리봉 오거리에 있는 디스코장에도 갔다. 잔업을 마치고 근처에서 떡볶이를 사 먹고는 밤 11시쯤에 디스코장으로 가서 새벽 4~5시까지 놀았다. 디스코장 입장료로 500원을 내면 콜라 한 잔과 과자 한 봉지로 밤새 춤추고 놀았다. 가난했지만 청춘의 시기이기도 했다. 그때는 머리도 뽀글뽀글 파마였다."('학교보다 여기가 더 편하네'중에서)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의원이 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2007년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 후 탈락, 2008년 민주노동당 탈당, 진보신당 창당, 18대 총선 낙선 등의 좌절을 겪는다.

이후 2012년, 2016년 총선에서는 연이어 경기 고양갑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에 성공하며 진보 정당 최초 3선 의원이 됐다. 통합진보당을 거쳐 정의당을 창당하고 대표를 역임했다.

2017년 5월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로 조기에 치러진 19대 대선에 유일한 진보 정당(정의당) 후보로 출마했다.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바람을 일으키며 끝까지 선거를 치렀다.

"가장 작은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당당하고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시원함을 안겨주었다. 듣도 보도 못한 '듣보잡'인 사람이 토론의 공정한 룰을 지키고, 토론을 주도하는 모습. '공정한 경쟁의 조건에 놓였을 때 제일 잘하네.' 대한민국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싶기 때문에 나에게 박수를 보내준 것이다.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든 당당하게 살고 싶고, 공정한 조건에서 노력하여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노동에 귀천 없고 사랑에 차별 없다' 중에서)

"그것이야말로 기득권층이 원하는 일이다. 기득권층이 세상을 지배하는 방식은 단지 그들이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 세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이다. 약자들끼리 싸우게 만드는 것이다. 세상은 바꿀 수 없다고, 불평불만만 하고 비관만 하게 만드는 것이다."('청년들' 중에서)

심 의원은 "사람을 믿는 사람만이 세상을 바꾼다"며 "소수의 특권에 맞설 수 있는 다수의 힘을 모을 줄 아는 사람, 사회적 약자를 위해 다수의 지지를 모아낼 수 있는 사람, 끊임없이 새로운 시대와 호흡하면서 더 큰 물결을 일으키는 사람이 결국 그 일을 해낸다"고 강조했다. 316쪽, 인플루엔셜, 1만4800원.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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