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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암매장 봤다' 잇단 계엄군 제보…발굴 조사 범위 확대

입력 2017.11.17. 13:16 수정 2017.11.17. 13:47 댓글 0개

【광주=뉴시스】 배동민 기자 = 5·18 민주화운동 당시 옛 광주교도소에 시신을 암매장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는 공수부대원들의 제보와 증언이 잇따르면서 교도소 암매장 발굴 조사의 장소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5·18기념재단은 17일 재단 시민사랑방에서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 발굴 현안 브리핑을 갖고 최근 이어지고 있는 5·18 당시 공수부대원들의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1980년 당시 3공수여단 11대대 소속 신순용(69) 전 소령은 교도소 서쪽 호남고속도로 인근 지역에 12~15구, 교도소 북쪽에 10구 정도의 시신을 매장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현재 농산물공판장이 들어선 교도소 도로 건너편 야산에 자신이 직접 시신 3구를 묻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기념재단은 신 전 소령이 지목한 3곳 중 현재 암매장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교도소 북쪽에 주목하고 있다. 야산에서는 5·18 당시 시신 3구가 수습됐으며 교도소 서쪽은 오폐수처리장이 들어서 이미 굴착이 이뤄졌다.

다만, 신 전 소령은 교도소 북쪽과 관련해 "현재 발굴 조사 지역이 아닌 것 같다. 야산 지역인데 담장 쪽으로 너무 붙어서 발굴 작업을 하는 것 같다"고 제보했다.

이는 80년 당시 3공수 본부대에 근무했던 병사 유모씨의 최근 제보 내용과도 일치한다.

유씨는 "전남대에서 교도소로 이송 중 질식사한 9명의 시신을 손수레에 싣고 옮겼다. 직접 암매장하지 않았지만, 현재 발굴 장소는 교도소 담장과 너무 가까운 것 같다"고 제보했다.

유씨의 상관이었던 3공수여단 본부대장이었던 김모 소령은 1995년 5월29일 서울지검 조사에서 1980년 5월23일 오후 6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사병 5~6명과 12구의 시신을 교도소 북쪽 담장 3m 지점에 묻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현재 기념재단은 김 소령이 남긴 진술과 약도를 근거로 교도소 북쪽 담장 부근을 발굴 조사하고 있다.

김양래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본부대 사병이었던 유씨의 제보와 본부대장이었던 김 소령의 증언도 일치한다"며 "다만, 두 사람과 신 전 소령이 지목하고 있는 암매장 위치가 각각 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념재단은 신 전 소령, 유씨와 함께 현장을 둘러 본 뒤 이들이 지목한 위치가 같은 장소인지 확인하고 교도소 북쪽 발굴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기념재단은 이날 1980년 5·18 당시 광주교도소 내 공동묘지 부근을 새로운 암매장 발굴 추정지로 지목하기도 했다.

80년 5월 작성된 광주지검 문건을 근거로 제시했다.

1980년 5월22일 광주지검에서 작성한 '광주교도소 동향'이라는 문건에는 '군부대가 시체 6구를 5월21일 밤, 광주교도소 공동묘지 부근에 가매장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1980년 5월24일 광주지검이 광주교도소로 보낸 전언통신문에는 '5월21일 귀 소 공동묘지 부근에 가매장한 사체에 대해 발굴 이동시 군 당국과 협의 하에 광주지검 검사가 검시토록 하라'고 적혀 있다.

현재까지 교도소 공동묘지 부근에서 발견된 5·18 관련 시신은 없다는 게 기념재단 측의 설명이다.공동묘지는 교도소 북쪽에 위치해 있다.

이와 함께 기념재단이 이날 또 다른 암매장 추정지로 꼽은 교도소 남쪽, 교도소장 관사 앞 소나무 숲은 3공수 11대대 소속 병사였던 이모씨가 '5월22일 새벽에 5구의 시신을 가매장했다'고 제보한 곳이다.

김양래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기록과 증언으로 살펴보면 교도소 북쪽 공동묘지 부근 6구, 남쪽 교도소장 관사 앞 소나무 숲 5구, 북쪽 교도소 담장 인근 12구의 시신이 암매장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세 곳에 대한 발굴 작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보자들이 교도소 현장을 방문해 구체적인 지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도소 내 암매장 발굴 작업은 확인되지 않은 배관 줄기가 또 발견되면서 이날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다.지난 6일 작업에 들어간 이래 암매장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투입된 땅속탐사레이더(GPR·Ground Penetrating Radar)는 교도소 북쪽 담장과 교도소 남쪽, 전 교도소장 관사 주변, 화순 너릿재, 교도소 내 옛 농장터 등에서 암매장 흔적을 찾았다.

기념재단은 탐사레이더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분석, 암매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좁혀나갈 방침이다. 분석 결과는 오는 20일 전후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gug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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