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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을 어찌할꼬…고민 깊어지는 靑

입력 2017.11.16. 11:36 댓글 0개
버티기 계속될 경우 文정부 도덕성에 상처
'내로남불' 야권 공격 빌미…인사정국 앞두고 부담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청와대가 전병헌 정무수석 비서관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전 수석은 현재 검찰 소환을 앞둔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아직 수석 직을 내려놓고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통상 청와대 보좌진이 검찰 조사에 응할 때는 사의를 표명하고 검찰에 출두하는 게 관례다. 정권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전 수석의 입장은 완강하다. 불법적인 일에 관여한 바 없다는 주장이기에 수석 직 또한 그만 둘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대고 있다.

청와대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주말까지 나흘간 공식 일정을 비우고 산적한 국정현안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전 수석의 사퇴 여부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임명, 감사원장 지명, 예산안 처리 등을 둘러싼 향후 정국구상에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야권과의 협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에 불거진 전 수석을 둘러싼 측근 비리 의혹이 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검찰이 소환조사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전 수석의 자진사퇴에 대한 압박도 높아지고 있다.

야권은 물론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더이상 전 수석을 지키기 힘든 상황까지 왔다며 등을 돌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여권 관계자는 "검찰에서 전 수석을 소환을 할 때는 혐의를 입증할 물증이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 때는 현직 수석 신분인 상태로 수사를 받기 힘들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다만 전 수석의 문제는 현 정부에서 일어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내세워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 수석이 자진 사퇴하기를 기다리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 수석은 전날 임종석 비서실장과 함께 자신의 거취 문제를 협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오히려 기자단에게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억울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전 수석은 입장문에서 "대통령께 누를 끼치게 돼 참으로 송구스럽다"면서도 "사실 규명도 없이 사퇴부터 해야하는 풍토가 옳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다"고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전 수석은 "여러 억측 보도로 참담한 심정"이라며 그동안 유지해 온 억울하다는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이와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전 수석 본인이 아직 마음의 결단을 못 내린 것 같다. 자신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본인이 결단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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