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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발견된 배관…5·18 암매장 발굴 작업 범위 확대

입력 2017.11.16. 11:18 수정 2017.11.16. 11:23 댓글 0개
옛 농장터 등 탐사레이더 투입 암매장 흔적 찾기
잇단 암매장 제보에 기념재단 17일 언론 브리핑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옛 광주교도소 내 5·18 암매장 추정지 발굴 조사가 하루 만에 재개됐지만 또 다시 땅 속에서 배관이 발견돼 유해 발굴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발굴 조사 이후 처음으로 투입된 땅속탐사레이더(GPR·Ground Penetrating Radar)는 교도소 북쪽 담장과 교도소 남쪽, 화순 너릿재에 이어 교도소 내 옛 농장터와 주차장 등으로 탐색 구역을 넓혀 암매장 흔적을 찾고 있다.

16일 5·18기념재단의 의뢰를 받은 대한문화재연구원이 교도소 북쪽 담장 1구간 추가 조사 지역에 대한 발굴 작업을 벌이던 중 땅 속 50~60㎝ 깊이에서 배관을 발견했다.

재단은 시설 관리 담당자를 통해 배관의 용도와 설치 시기를 파악하고 있지만 이미 굴착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암매장 흔적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선 6일부터 나흘 간 진행된 1구간 발굴 작업에서도 땅 속 8개의 배관이 발견되며, 결국 암매장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전날 발굴 현장에 처음 투입된 민간업체의 땅속탐사레이더는 이틀째 탐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교도소 부지 내 옛 농장 터에 대한 탐색을 진행하고 있다. 차량에 연결된 대형 탐사레이더와 수레 형식의 소형 탐사레이더가 동원됐다.

기념재단은 업체의 협조를 얻어 전날 교도소 북측 담장과 남쪽, 암매장 관련 제보가 들어온 화순 너릿재 인근 도로에 대한 탐색 조사를 진행했다.

너릿재 인근은 "5·18 직후 대낮에 군인들이 포크레인 등 중장비를 사용해 마대 자루를 묻고 있었으며 자루 밖으로 나와있는 시신의 머리를 봤다"는 제보가 기념재단에 접수된 곳이다.

기념재단은 탐사레이더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분석, 암매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발굴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분석 결과가 나오는데는 최소 하루가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이날 옛 주차장 부지에 대한 탐사레이더 탐색이 가능할 수 있도록, 굴삭기를 동원해 땅을 고르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기념재단은 또 최근 잇따라 들어오고 있는 제보 내용을 분석해 추가 발굴 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3공수여단 11대대 소속 신순용(69) 전 소령과 15대대 부사관과 11대대 사병은 최근 기념재단에 교도소 남서쪽 구역을 암매장 장소라고 제보했다. '손수레로 시신을 옮긴 곳이 있다'는 등의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재단은 이 같은 제보 내용과 앞으로 발굴 조사 계획 등을 정리해 오는 17일 재단 사무실에서 언론 브리핑을 가질 계획이다. 현재 발굴 조사가 진행 중인 구간에서 암매장 흔적을 찾기 힘들다고 판단하면, 발굴 작업의 장소와 방향이 다소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양래 상임이사는 "제보 내용을 분석해 발굴 조사 방향과 일정을 정리하고 있다"며 "암매장 유해를 찾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gug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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