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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먼 전 국무차관 "북핵위기 벼랑 끝까지 가야 대북협상 이뤄질 것"

입력 2017.11.15. 17:23 댓글 0개
셔먼 전 차관 "김정은, 아버지보다 더 잔인…자신의 패러다임 내에선 합리적"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웬디 셔먼 전 미국 국무부 차관은 14일(현지시간) 대북 협상을 위해서는 북핵 위기가 벼랑 끝까지 가야하며, 보다 포괄적인 대북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셔먼 전 차관은 이날 보도된 밀워키 저널 센티널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일은 그가 운영하는 패러다임 내에서는 합리적인 선수였다"며 "우리는 그가 합리적이라는 전제를 믿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합리적으로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 역시 "같은 패러다임을 운영한다"고 강조하면서 "패러다임은 그의 아버지 또는 할아버지보다 공개적이고 잔인하다"고 설명했다.

셔먼 전 차관은 "그렇다고 그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잔인함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그들은 공개적이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고 말했다.

셔먼 전 차관은 북한과 관련해선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하는 포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모든 수단에는 외교를 포함해 군사 및 정보 자산, 그리고 한국과 중국 등 동맹국들과의 협력이 포함된다.

그는 "우리는 훈련과 미사일 방어, 그리고 어떻게 그 지역에서 우리의 군대를 배치할 것인가 등을 통해 우리의 군사력을 주장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그 힘에 의한 확실한 위협은 외교적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제재는 한 국가가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압력을 넣지만 그 중심에는 대화와 협상이 있어야 한다"며 "북한은 단지 미국과 대화하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과의 가장 중요한 경제관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제재를 가하고 북한에 석유 공급을 늦추거나 중단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게 중요하다"며 "더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협상을 시작하기 전 (북핵위기가)벼랑 끝까지(get up to the precipice)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북한인)은 그야말로 은자의 왕국(a hermit kingdom)이며 국가라기보다는 오히려 종교집단(a cult)에 더 가깝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셔먼 전 차관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관해선 일관성 있는 전략이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가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면서도, "이것은 정말로 힘든 문제"라고 말했다.

셔먼 전 차관은 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2017 비확산회의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과 접촉했다고 러시아 언론들이 보도한 바 있다.

그는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다. 대북정책조정관 출신의 대북 포용론자로 오랜 업무 경험을 통해 한·중·일 역사 현안에도 해박하다. 빌 클린턴 행정부 말기인 1999년에서 2001년 당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밑에서 유화적인 대북 포용정책을 주도했다. 2000년에는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함께 북한을 방문, 김정일을 만났다.

alway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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