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해상사고 부르는 ‘음주 운항’ 대책 시급

입력 2017.11.14. 14:22 수정 2017.11.14. 14:32 댓글 0개
술 마시고 운전하던 선장 어선 들이받아 1명 숨져
처벌기준 강화 ‘무색’… 해마다 적발 건수 늘어

도로 위 음주운전 못지않게 술을 마신 채 바다에서 배를 모는 ‘음주 운항’ 행태가 심각한 실정이다.

해상 음주 운항에 대한 처벌기준이 강화된 후에도 음주 운항 사고가 잇따르는데다 해마다 적발 건수도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3일 목포·여수·완도해양경비안전서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전남 해상에서 한 달 평균 1.75건이던 음주 운항 적발건수는 해사안전법 개정 이후 2년(2015-2016년)간 한 달 평균 2.5건으로 늘었다.

선박 음주 운항에 대한 처벌기준은 2014년 11월 해사안전법 개정을 거쳐 기존 혈중 알코올농도 0.05% 이상에서 0.03% 이상으로 강화됐다. 정부는 같은 해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해상 안전사고를 근절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2014년 21건에서 2015년 30건, 2016년 29건 등이 전남 해상에서 적발되는 등 처벌 기준 강화 후에도 음주 운항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올 들어서도 전남 곳곳에서 음주 운항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1시 26분께 여수 돌산읍 작금항 해상에서 100t급 H 어선이 닻을 내리고 선상 낚시 중인 1.81t급 S 어선을 들이받아 S 어선이 전복됐다.

이 사고로 S 어선에 타고 있던 4명이 바다에 추락해 3명은 구조되고 1명이 숨졌다.

음주 측정 결과 H 어선 선장은 혈중알코올농도 0.056%인 상태로 운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레저나 조업 중 습관처럼 이뤄지는 ‘선상 음주’도 해상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7월 20일 영광 안마도 동쪽 10㎞ 해상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19%인 상태로 자신의 요트를 운항한 김모(62)씨가 해경에 적발됐다.

그는 경남 통영에서 개최되는 요트대회 참석을 위해 이날 오전 5시30분께 다른 승선원 2명과 함께 전북 부안 격포항에서 출항한 뒤 선상에서 막걸리 2병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영광 해상을 지나던 김씨의 요트는 연안자망 어선이 쳐 놓은 어구에 걸렸다. 어선 선장은 김씨의 음주 운항이 의심된다며 해경에 신고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6일 고흥 봉래면 외나로도 동쪽 해상에서는 어민 곽모(64)가 혈중알코올농도 0.053%인 상태에서 자신의 어선을 운항하다 해경에 붙잡혔다.

선내에서 식사를 하던 곽씨는 반주로 종이컵 한 잔 분량의 소주를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선상 음주가 잇따르자 해경은 음주 운항 근절에 발 벗고 나섰다.

여수해경은 오는 19일까지 음주 운항 계도기간을 거쳐 2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낚시어선, 유도선, 여객선 등 다중이용 선박과 수상 레저기구에 대한 음주 운항 집중 단속에 나선다.

실제 지난 3년간 여수 관할 해상에서 총 37건의 음주 운항이 적발됐다. 올 들어서는 현재까지 8건의 음주 운항 선박이 적발돼 형사 처벌 3건과 5건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특히 이번 집중 단속기간에는 점심·저녁시간 등 취약시간대 지그재그로 운항하는 음주 운항 의심 선박과 고속으로 항해하는 수상레저기구, 해상 공사장을 출·입항하는 통선, 예·부선 등 해·육상 경찰관이 집중적으로 배치된다.

해경 관계자는 “음주 운항의 경우 본인과 타인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상 피해를 주는 살인행위에 따르는 만큼 어민 스스로가 음주 운항에 대한 경각심을 갖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해상의 음주 운항 단속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으로 5t 이상 선박의 음주 운항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5t 미만 선박은 3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물게 된다.유대용기자 ydy21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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