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전남지사 이개호-박지원 '빅매치'로 가나

입력 2017.11.13. 17:48 수정 2017.11.13. 18:55 댓글 0개
이낙연 입각 무주공산…후보군 정중동 속 물밑 움직임 활발
주승용-장만채-노관규 등 출마 저울질 경쟁구도 달아올라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

전남도지사 선거는 광주시장 선거와는 여러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낙연 전 전남지사가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로 발탁되면서 ‘무주공산’이 된 터라 입지자들의 치열한 경합이 예상됐지만 10여명의 후보들이 도전하는 광주시장과 달리 전남도지사 후보군은 정중동의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7개월 앞으로 성큼 다가오면서 국민의당 박지원(목포) 전 대표가 전남도지사 선거에 사실상 출마선언을 했고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이개호(담양·장성·함평·영광) 의원도 출마 의사를 강하게 피력하면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 이개호-박지원 양자 대결 형국

현재까지는 민주당 이개호 의원과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의 양자 대결 양상으로 펼쳐지는 형국이다.

지난달 12~13일 무등일보와 뉴시스 광주전남본부, 사랑방닷컴에서 진행한 지방선거 1차 여론조사(이하 1차 여론조사)의 전남도지사 인물 선호도에서 이 의원은 20.7%로 1위에 올랐다.

박 전 대표가 16.1%로 2위, 주승용(여수을) 국민의당 의원이 12.5%로 4위를 차지했다.

두 인사 외에 전남도지사 후보에 타천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일부 있지만 뚜렷한 의사를 밝히는 인사는 없는 상황이다.

도지사직에 도전할 것이라고 예상됐던 국민의당 황주홍(강진) 의원 측은 1차 여론조사 이후 ‘출마 의향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차례 전남지사 예선전에 나섰던 주 의원은 아직까지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정기국회가 끝나면 본격적인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내에서는 이 의원 이외에 노관규 전 순천시장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또 현재 당적은 없지만 장만채 전남도교육감도 도지사 선거의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장 교육감은 재선 교육감으로 대과 없이 전남 교육을 이끈데다, 높은 인지도가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게 측근들의 이야기이며 장 교육감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향후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 민주당 지지도 업고 ‘도백 도전’

고심을 거듭했던 이개호 의원이 입을 열면서 이미 전남지사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박지원 전 대표와 ‘빅매치’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의원은 최근 광주CBS 매거진에 출연해 “(무등일보·뉴시스광주전남본부·사랑방닷컴의) 여론조사도 1위이고 권유하는 분들이 더 많아졌다. 요즘은 이런 상황이 거세다보니 출마 쪽으로 많이 기울어가고 있다”며 사실상 출마선언을 했다.

그는 “전남도에서 행정국장, 문화국장, 기획관리실장 등 실·국장을 6년 하고 행정부지사를 3년 가까이 했다. 광양, 여수, 목포에서 부시장을 했다”며 “그런 경력들로 인해 ‘전남도정을 당신보다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말하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의원은 광주·전남 유일의 여당 국회의원인데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을 얻고 있다는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 1차 여론조사에서 전남도지사 선호도 1위를 차지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광주·전남 유일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라는 점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 의원이 도지사로 출마할 경우 함께 진행될 보궐선거에 국민의당 후보가 당선될 우려 때문이다. 이럴 경우 민주당은 지역 기반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또 박 전 대표와 주 의원의 지지도를 합치면 이 의원의 지지도를 웃돌고 있는 상황에서 ‘담양·장성·함평·영광’이라는 지역구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 국민의당, 전남도지사에 올인

국민의당은 내년 전남도지사 선거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1차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에게 1위를 내줬지만 박 전 대표가 16.1%로 2위, 주 의원이 12.5%로 4위를 차지했다.

전남 10개 선거구 중 8개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당으로써는 두 예비후보의 지지율 합이 이 의원을 넘어서면서 우위를 차지했다는 판단이다.

국민의당은 튼튼한 지역 기반 위에 목포와 여수라는 큰 지역구를 가진 예비후보가 이 의원과 경쟁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낮은 지지도가 국민의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1차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은 12.6%의 당 지지도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68.5%)의 20% 수준의 지지도에 불과하다. 여기에 이른바 ‘카톡 제보 조작사건’과 최근에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설까지 대두되면서 지역 민심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또 박 전 대표가 지난 달 ‘서울시장 손학규’, ‘부산시장 안철수’, ‘경기지사 천정배’, ‘전북지사 정동영’, ‘전남지사 박지원’ 등 이른바 드림팀을 언급하며 자신의 전남지사 출마의 정당성을 피력하는 것을 두고 ‘노욕’이라는 비판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전남 10개 국회의원 의석 중 8개가 국민의당이 차지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나에게 힘이 모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총선에서 국민의당, 대선에서 민주당에 표를 던졌던 지역민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느 당을 찍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같다”고 말했다. 선정태기자 jtsun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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