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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초대'" 딸 친구 해외납치 일당 검찰 송치

입력 2017.11.09. 10:00 댓글 0개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경찰이 딸의 친구를 국외로 납치하고 부모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일당을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자신의 조카 3명과 함께 막내 조카의 친구인 A군을 데리고 인도네시아로 출국한 B씨와 이를 사주하고 피해 아동의 부모로부터 1억5000만원을 건네받은 B씨의 누나 C씨, 추가로 돈을 더 받아내기 위해 협박문자를 전송한 C씨의 남편 D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13세미만 약취·유인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두 가족은 A군과 C씨 부부의 막내딸이 같은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알게 돼 가족식사를 하는 등 서로 친해졌다.

운영하던 사업체의 경영난으로 돈이 필요하게 된 D씨는 피해 아동의 아버지인 E씨가 추천한 주식을 매입했지만 주가하락으로 손실을 보자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범행을 꾸민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지난달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와 발리 등을 여행한다며 A군도 함께 갈 것을 제안했고 부모가 이에 응하자 B씨가 지난달 24일 자신의 조카들과 A군을 데리고 출국했다.

출국 후 C씨는 A군의 어머니 F씨에게 "남편이 주식투자로 큰 손실을 봤다"며 4억원을 요구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문자를 보냈다.

C씨는 A군을 인질삼아 부모를 협박하고 두차례에 걸쳐 차용 명목으로 1억5000만원을 건네받은 후 "내 손을 떠났으니 남편과 이야기하라"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것을 마지막으로 휴대폰을 끄고 잠적했다.

D씨는 B씨에게 "A군의 휴대폰을 빼앗아 부모와의 연락을 차단하라"고 지시한 후 부모에게 "입금 후 연락주세요. 더 이상 할 말 없습니다"라는 협박성 문자를 보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주재관을 통해 현지 경찰과 공조해 지난 1일 A군을 인도네시아에 두고 자신의 조카와 출국하려는 B씨를 공항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호텔에 남아있던 D씨를 검거함과 동시에 A군의 신병을 확보한 뒤 부모의 품에 안겼다. 국내에 있던 C씨는 은신처에서 검거됐고 이들 일당은 전원 구속됐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피해 아동의 부모가 투자를 권유한 주식이 하락하자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인질극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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