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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양자토론 중지' 가처분···"소수 묵살, 다수 횡포"

입력 2022.01.25. 12:35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민주당·국민의힘, 양자토론 2개안 제시

심상정 "유권자 설득기회 잃어" 가처분

'2007년 문국현 사례' 언급…"기준 없어"

지상파 측 "양자 토론과 4자 토론 별개"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대선 후보 양자 TV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01.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옥성구 신귀혜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설 연휴 기간 진행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간 양자 TV토론 방송을 중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심문에서 "소수를 묵살하는 다수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김태업)는 25일 심 후보가 KBS·MBC·SBS를 상대로 낸 양당 대선후보 초청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민사 사건에서 당사자는 출석 의무가 없지만 심 후보는 직접 법정에 나왔다.

이날 심문에 앞서 심 후보 측 대리인은 '양당 후보 토론회가 마련될 기미가 보이고, 그렇게 됐을 때 채권자(심상정) 입장에서는 헌법상 평등권과 공직선거법상 토론회에 참여할 권리 등을 침해당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의견서를 냈다.

이와 함께 '2007년 문국현 후보 사례'를 언급했다. 당시 17대 대선을 앞두고 KBS와 MBC는 '평균 지지율 10% 이상 후보' 기준을 정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이회창 무소속 후보만 방송토론을 열고자 했다.

이에 당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우리나라 헌법이 정당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고, 다당제에서 동일한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취지로 인용했다. 다만 당시 다자간 토론회는 무산됐다.

이날 심 후보 측 대리인은 "첫 토론회부터 갈라버리면 국민 입장에서는 소수 후보들은 어차피 안 될 후보처럼 나쁘게 인식될 수 있다"며 "유권자는 양당 후보 중 선택해야 하고 나머지는 사표에 해당할 뿐이라는 인식을 강화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07년 문국현 사례와 비교하면 이번에는 지상파 3사 전체이고 '지지율 10%' 기준도 없다"면서 "더 심각한 점은 2007년 토론회는 12월1일이었는데, 이 사건 토론회는 대한민국 최고의 명절 설연휴 전"이라고 강조했다.

직접 법정에 나온 심 후보는 발언 기회를 얻어 "양당이 주문한 토론을 추진하는 것은 방송의 독립성을 규정한 방송법을 어기는 것"이라며 "이번에 양자토론이 이뤄진다면 첫 토론에 설을 앞둔 방송이라 영향력이 지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당 후보 담합으로 치러지면 소수를 묵살하는 다수의 횡포고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심각한 불공정"이라면서 "민주주의 기본은 다수결을 존중하면서 소수가 배제되지 않도록 최소한 발언권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대선 후보 양자 TV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01.25. photo@newsis.com

반면 지상파 3사 측 대리인은 심문 전 '2007년 상황과 비교하면 25년이 지난 시점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유튜브나 뉴미디어가 발달했고 공중파 장악력이 예전과 다르다'며 '당시의 대선 구도와 지금 구도가 다르다'는 취지로 답변서를 냈다.

이날 지상파 3사 측 대리인은 "양자토론은 언론기관 초청으로 선거방송 토론과 달리 참석요건이 정해져 있지 않다"며 "기준에 부합하는 후보 중 국민 알 권리와 효율적 토론을 위해 양자토론을 개최할 수 있도록 규정을 두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여당과 제1야당 소속으로 의혹과 논란 중심에 있는 이재명·윤석열 후보 양자토론을 합의했다"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선택 자유를 부여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에서 양자토론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사건 양자토론은 후보자 4인 초청 토론과 별개로 모두가 참석을 필요로 하면 언제든지 4인 초청 토론을 검토할 것"이라며 "관심 높은 후보 간 토론을 보장해 알 권리가 확보된 상태에서 20대 대선이 이뤄지도록 기각해달라"고 밝혔다.

양측의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결정 여부에 대한 별도의 언급 없이 심문을 종결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은 지난 19일 TV토론회를 주관하는 방송사에 두 개 안을 제시했다. 1안은 설 연휴인 31일에 하는 것이고, 2안은 30일에 하는 것이다. 이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에 정의당 측은 "심상정 후보가 토론회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자신의 정책과 신념을 홍보하고 유권자를 설득할 기회를 잃게 된다"며 "심 후보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것이 명백하다"고 이 사건 가처분을 신청했다.

한편 국민의당 측도 안철수 자당 대선후보 참여를 배제한 양자 TV토론이 부당하다며 방송금지 가처분을 냈다. 이 사건은 전날 심문기일이 열렸고, 오는 26일께 가처분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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