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이순자씨의 기만적 사과, 역사심판 필요성 반증한다

입력 2021.11.28. 16:34 수정 2021.11.28. 18:51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전두환씨 발인 날 부인 이순자씨의 기만적 대리사과와 전씨 측근들의 뻔뻔한 행태가 광주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전씨가 5·18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며 끝까지 사과한마디 없이 떠난데 이어 부인 이씨도 기만적인 대리사과로 사실상 1980년 광주 학살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는 행태를 보였다. 이씨는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깊이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모호한 사과를 했다. 심지어 전씨 측근들은 오월 단체와 희생자 유족들의 "이게 사과냐"는 비판이 이어지자 뻔뻔하게도 '광주와 5·18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는 '설명'까지 이어갔다. 1980년 5월의 진실규명에 대한 역사적 필요성에 대한 반증이 아닐 수 없다.

학살자와 주변인들의 적반하장격 뻔뻔함은 과거 5·18 진상규명과정에서 군부를 비롯한 관련 기득권 세력의 방해로 최종적이고 핵심적인 진실을 밝혀내지 못한데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이를 빌미로 학살자와 가해자들은 호가호위하며 대놓고 죄를 부정해왔다. 역사적 심판을 이루지 못한 폐해는 크다. 정치인들까지 부화뇌동해 국민의힘 전신과 현역 의원들이 공개리에 5·18을 왜곡·폄훼하는 반인륜적 행태를 저질렀다. 핵심중진이거나 당의 중요직책을 맡은 이들이었다. 여기에 태극기부대 등 일부 극우지지자들이 5·18에 대한 왜곡과 2,3차 가해를 저지르도록하는 밑밥이 돼왔다.

반드시 5·18에 대한 최종 진실을 규명해 전두환씨의 범죄행위를 역사의 법정에서 처벌해야한다. 학살자 전두환이 90세로 천수를 누리고 생을 마감하던 날, 5·18 때 총상 후유증으로 평생을 시달려온 고 이광영씨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쳤다. 이같은 죽음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시간 동안 고문이나 총상 후유증 등으로 정신병에 시달리거나 자살 등으로 생을 마감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지난 2016년 광주트라우마센터 조사에서는 5·18 당시 부상자·구속자와 가족의 55.8%가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와중에 수많은 가정이 풍비박산이 났고 그들을 지원하거나 진실규명에 참여한 국내외 수많은 이들이 수배와 구속, 이로인한 일상의 파탄에 내몰렸다.

집단 발포명령자 등 5·18의 최종 진실을 밝혀내 역사의 이름으로 처단해야한다. 이는 단지 광주의 문제가 아니라, 다시는 이땅에서 범죄자들이 행세하는 불행한 역사를 막아야한다는 시대적 과제에 다름아니다. 이야말로 열심히 산 죄밖에 없는 소시민들을 위로하는 소중한 길이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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