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미국 시애틀의 아마존 본사와 ´카카오·네이버 효과´

입력 2021.11.26. 13:17 수정 2021.11.28. 18:47 댓글 0개
박양호 아침시평 전 국토연구원장

미국 북서부지역의 워싱턴주에는 시애틀시가 있다. 인구 76만 명의 태평양 연안지역의 도시로서 북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캐나다가 나타난다. 미국 동부의 대서양 연안지역의 중심부인 거대도시 뉴욕과는 정반대편에 약 4,500Km나 떨어져 있다. 특히 시애틀지역에는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 소프트를 비롯해, 글로벌 커피브랜드 스타벅스, 창고형 대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의 본사 등이 위치해 있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세계적 항공기 대기업인 보잉사의 본사도 얼마 전에 시카고로 가기 전까지는 시애틀에 있었다.

글로벌 유명 대기업의 본사 소재지 시애틀에 폭발적인 대변혁이 2010년에 찾아왔다. 그 해에 세계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대기업인 아마존이 시애틀로 본사를 옮겨 온 것이다. 1994년 시애틀 외곽의 벨뷰시 차고지에서 서적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아마존은 창의적 전자상거래의 급성장으로 2010년에 시애틀의 새로운 본사로 입주했다. 생태친화적 본사 건축물인 아마존 돔을 신축하고 시애틀 시내에 40여 개의 빌딩을 소유·임대하고 있으며 7만 명이 넘는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고 5만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났다. 시애틀 인구는 2010년의 61만 명에서 2021년에 76만 명으로 급격한 증가를 보였다. 미국평균 소득보다 40%이상 높고,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뽑히기도 했다.

아마존은 시애틀로의 본사 이전 후 온·오프라인 세계유통업계의 글로벌 슈퍼강자로 승승장구하면서, 2017년에는 미국 내에 아마존의 제2본사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전역에서 238개 도시가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아마존 제2본사 유치전을 펼쳐, 최종적으로 동부지역의 버지니아 연안도시인 알링턴이 결정되었다. 아마존은 이 지역에서 조세혜택을 크게 받으면서 향후 2만5천 명을 고용하고, 환경·시민친화형 '헬릭스'라는 나선형 디자인의 제2본사 건물은 2025년 완공된다. 나아가 아마존은 첫 사업을 시작한 시애틀인근의 벨뷰시에 직원 2만 5천명이 근무 할 오피스단지를 건설한다고 작년에 발표했다. 아마존의 실질적인 제3본사이다. 이처럼 아마존은 그 동안의 성공과 급성장으로 미국 북서부의 시애틀에 제1본사(HQ1), 동부의 알링턴에 제2본사(HQ2), 그리고 시애틀 인근의 벨뷰에 제3본사(HQ3)를 운영하게 된다. 아마존의 본사입지 결정에는 인재확보, 교통망, 지방정부의 조세지원 등 행재정 지원 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 온라인·디지털시대에 아마존의 본사는 거리를 뛰어넘어 본사의 분산시스템으로 '아마존 효과'를 발휘, 기업과 지역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디지털 대기업이자 플랫폼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경기도 판교일대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카카오는 일찍부터 제주도에 본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메인오피스는 판교에 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최근 급성장으로, 판교지역에 신사옥을 건설하고 있다. 작년 7월, 한 조사에 의하면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 1위와 2위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각각 차지했다. 향후 이들 플랫폼 대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더욱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신사옥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아마존처럼 여러 지역에 제2, 제3 본사 생태계를 조성, 운영하는 대혁신으로, 지방에 '카카오·네이버 효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비수도권의 거점도시에는 과학기술원과 국립대학 등에서 유망한 고급인재가 배출되고 있으며, 고속철 등의 고속교통망이 잘 발달되고 있고, 토지개발 등의 이점이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조세·금융·토지이용·규제혁파, 문화생태계 지원 등 역대급 지원제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비수도권에 청년들이 취직하길 원하는 대기업의 지방 제2본사(HQ2) 체제가 확산되는 새로운 경제사회 트렌드가 나타나야한다. 거기서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뿜어져 나오며, 그들이 원하는 취업 기회를 누리고 기업의 제2본사의 성장도 함께 어우러질 때, '위대한 균형발전'의 새로운 시대가 전개되는 것이다. 박양호 전 국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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