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상복(喪服)

입력 2017.11.01. 09:07 수정 2017.11.01. 16:15 댓글 0개

상복(喪服)은 말 그대로 상(喪)을 당한 이들이 입는 예복을 말한다. 머리에 쓰는 노란 두건과 팔에 두르는 완장을 비롯해 검은 색 상·하의, 검은 리본 등이다. 예법에 맞춰 상복을 엄숙하게 갖춰 입는 것은 인간의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나타내기 위함에 있다. 삶과 죽음으로 나뉜 상태에서 생을 마감한 망자(亡者·죽은 이)를 예로써 보내는 산 사람들의 예의 표현방법이라는 이야기다.

상복을 입는 것을 ‘성복(成服)한다’고 하며 초종(初終)·습(襲)·소렴(小殮)·대렴(大殮)이 끝난 다음날 성복한다. 망자와의 관계에서 친소원근(親疎遠近)과 존비(尊卑)에 따라 참최(斬衰)·자최(齊衰)·대공(大功)·소공(小功)·사마(社麻) 등 다섯가지 상복, 즉 오복(五服)을 절차에 따라 입는다. 망자가 부모거나, 형제자매이거나 , 가깝고 먼 친인척, 혹은 지인인지 여부에 따라 상복을 입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 민족이 상복을 입었다는 기록은 오래 돼 삼국지(三國志) 동이전(東夷傳) 고려조(高麗條)와 수서(隋書)백제조(百濟條)·신라조(新羅條)에 부분적으로 남아있다. 또한 민간에 상제(喪祭)의 예가 보급된 것은 고려말 주희(朱熹)의 《가례(家禮)》가 전래된 후다. 조선시대에는 《경국대전》 에도 오복제도를 규정하고 중종조 이후 사대부, 민간에 장례가 일반화 됐다.

상제와 관련해 근조(謹弔), 조의(弔意), 조종(弔鐘)이라는 말들이 곁들여진다. ‘삼가 조의를 표(表)’하느니, ‘망자의 죽음을 슬퍼하는 마음 가득하다’느니 하는 그런 뜻이다. 자못 품격을 갖춘 엄숙한 상중 용어들이기도 하다.

MBC, KBS 두 공영방송 재직자들이 장기 파업 중임은 이 땅에서 상식을 가진 갑남을녀 대부분이 알고있는 팩트(Fact)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망가질대로 망가진 언론을 정상화시키겠다는 간곡한 바램에서 그들은 마이크와 펜을 내려놓고 플래카드와 피켓 등을 들고 파업현장에 동참했다. 전 정권에서는 실현불가능할 것 처럼 여겨졌던 그들의 투쟁이 지난해 촛불 혁명으로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제 팩트가 됐다.

때맞춰 방송통신위원장이 바뀌고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을 했다. 이같은 방송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에 속이 뒤틀릴대로 뒤틀린(?) 자유한국당이 국정감사 보이콧에 들어갔다가 나흘만인 지난달 30일 국감에 복귀했다. 검은 양복과 검은 넥타이를 맨 ‘상복’ 차림에 ‘민주주의 유린, 방송장악 저지’라는 글귀가 들어간 손팻말을 들고서 그랬다(검은 리본은 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요즘 SNS 등에 ‘해시태그(#)’와 함께 ‘아, 아디-다스(DAS)는 누구꺼?’라는 문구가 달리고 있다고 한다. 차제에 ‘#근데, 자유한국당이 왜 때아닌 상복을 입었지?’라는 문구도 추가될 것 같다. 오늘 ‘상복’을 거론한 이유다.김영태논설주간kytmd8617@naver.com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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