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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유대균, 세월호 배상책임 없다" 정부 패소 판결

입력 2017.10.31. 18:10 수정 2017.10.31. 18:17 댓글 0개
정부 1870억원대 구상금 청구 소송 제기
유병언 경영 총괄…아들 유씨 가담 안해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정부가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47)씨를 상대로 세월호 참사 수습 비용 등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아들 유씨가 청해진해운 경영에 관여하지 않은 만큼 세월호 참사 비용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판사 이원)는 31일 대한민국이 유씨를 상대로 낸 1870억원대 구상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유씨가 청해진해운의 대주주라 할지라도 실제 경영에 관여하지 않은 만큼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씨는 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대주주였다"면서 "하지만 제출된 증거만으론 유씨가 세월호 수리·중축이나 운항 등 경영과 관련해 업무를 지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 유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 사장으로부터 회사 주요 사안에 대해 업무보고를 받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등 경영을 총괄했다"며 "다만 유씨가 유 전 회장과 가담하거나 함께 청해진해운 경영에 관여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청해진해운 임원들도 유 전 회장에게 업무지시를 받았을 뿐 유씨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유씨는 청해진해운이나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에서 임원으로 재직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유씨가 청해진해운에서 과다한 상표권 사용료를 받아 회사가 부실화돼 결국 세월호를 안전하게 운항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면서 "하지만 유씨의 횡령 범행과 세월호 침몰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유씨는 2002년 5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청해진해운 등 계열사 7곳에서 상표권 사용료 등으로 총 73억9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5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의 형을 확정받고 복역한 뒤 출소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9월 세월호 사고 수습 비용과 세월호특별법에 따라 지급했거나 지급 예정인 손해배상금 총 1878억1340여만원을 상환하라며 이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정부는 430억94000여만원을 청구 금액으로 정했지만, 재판 과정에서 취지를 변경해 금액을 상향했다.

2015년 8월 말 기준 정부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지출한 금액은 1870여억원으로, 향후 약 4390억원을 추가로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청해진해운이 세월호 수리·중축 과정에서 세월호의 복원성을 저하시켰고, 이에 따른 사고 위험성을 알면서도 세월호를 계속 운항하도록 해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봤다.

또 유씨가 청해진해운의 실질적 지배주주로서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업무를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유씨에게 세월호 참사에 따른 손해배상금 등을 갚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천해지 주식 42.81%와 청해진해운 주식 7.1%를 보유하고 있는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주식 19.44%를 갖고 있다. 천해지는 청해진해운의 주식 39.4%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진행 중인 민사 소송은 24건이다.

정부가 유 전 회장의 자녀 등 7명과 이준석 전 세월호 선장 등 26명을 상대로 각 1870억원씩 제기한 구상금 청구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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