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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광주 AI페퍼스, 생각보다 강하다
입력 2021.10.20. 15:14 수정 2021.10.20. 17:00 댓글 0개외국인 엘리자벳 22득점 ‘거포’ 면모 보여
“2% 모자랐지만 다음경기는 더 나아질 것”
"이런 실력이라면 정규 시즌에 참여해서 단 한 세트도 따내기 어려울 것 같다."
광주 AI페퍼스의 비시즌 연습경기를 지켜본 광주시 배구계에서는 이 같은 우려의 말이 흘러나왔다. 지난 1일과 2일 가졌던 광주체고와 목포여상과 연습경기서 AI페퍼스가 승리를 하긴 했지만 고교팀들과 비슷한 경기력을 보였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창단준비와 선수 영입 등을 서두르느라 연습량이 부족했다. 여기에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영입했던 박사랑이 전국체전 참가도중 발목부상을 입어 3~4개월 정도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처럼 호재보다는 악재가 가득한 첫 스타트였다. 그러나 AI페퍼스는 이런 우려를 모두 불식시키는 경기력을 첫 경기부터 선보였다.
지난 19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KCG 인삼공사와 경기서 AI페퍼스는 첫 세트를 따낸 것을 시작으로 경기 내내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모습을 보였다. 결국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하긴 했지만 언니구단을 상대로 크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었다.
적장인 KCG 인삼공사 이영택 감독도 경기 후 "(AI페퍼스가)잘하더라. 외국인 선수도 좋고, 젊은 선수들이 분위기를 확 타서 무섭게 치고 나가더라"며 놀란 눈치였다. 도쿄올림픽 4강 진출에 빛나는 이소영도 "어린 친구들이지만, 배워야 할 점은 배워야 한다"며 "그냥 놓는 볼이 없더라"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첫 경기서 AI페퍼스는 1세트 하혜진의 창단 첫 득점을 시작으로 맹공을 퍼부었다. 특히 외국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했던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는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22득점을 올리며 거포의 모습을 보였다.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스파이크가 압권이었다. 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며 팀에 활발히 기여했다.
엘리자벳을 비롯해 하혜진과 박경현, 최가은, 이한비가 각각 10득점, 9득점 7득점씩을 올리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AI페퍼스는 다른 6개구단서 전력 외로 평가받았던 선수들을 비롯해 올 시즌 처음으로 코트를 밟는 신인들이 주를 이룬다. 타 팀과 비교해 전력의 차이가 크지만 젊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어 팀 워크를 바탕으로 분위기를 타면 무서운 팀으로 변모할 수 있다. 실제로 그런 모습을 지난 19일 보여줬다.
AI페퍼스 김형실 감독도 "1승이 목표"라며 다소 소박한 목표를 내걸었지만 첫 경기에서는 언젠가 그 1승을 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김 감독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2%가 부족했다. 연습 부족에서 리듬을 타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미흡하고 조금 아쉬웠다"면서도 "선수들의 파이팅과 승부 근성은 좋았다. 만족하지는 못하지만 도전자 입장에서 하려고 하는 모습은 고무적이었다. 다음 경기는 조금 더 나을 것 같다"고 창단 첫 경기의 소감을 밝혔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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