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전세대출 규제 완화에 '시장 숨통'···탁상행정 비판도

입력 2021.10.18. 11:22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시중은행들 즉각 반응…18일 전세대출 속속 재개

부동산 시장은 일단 환영 "걱정했는데 다행" 반응

오락가락 행정 비판 "탁상행정에 현장 혼란만 가중"

"내년에도 강력한 대출규제 쉽지 않을 것" 전망도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와 오피스텔. 2021.10.1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금융당국이 전세대출을 총량관리 한도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대출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실수요자들은 일단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14일 전세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규제 한도에서 한시적으로 제외한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금융권의 가계대출 규제를 조여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는 유동성을 차단하겠다는 게 금융당국 의도였으나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뜩이나 올라버린 집값에 빌려야 하는 금액이 늘어났는데 갑자기 대출을 막아버리면 어떻게 하느냐" 등의 불만 글이 끊이지 않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실수요자 보호를 지시하면서 정책 선회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시중 은행들이 이날부터 실수요 전세자금 대출을 계속 제공하고 나서면서 실수요자들은 숨통이 트이게 됐다.

실제로 NH농협은행은 지난 8월 중단한 전세자금 대출을 18일부터 재개하기로 했고, 신한은행도 모집을 통한 전세대출에 적용해온 5000억원 한도' 제한을 없앴다.

입장을 바꾼 정부 조치에 일단 환영한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전세세입자라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실수요자들 숨통 좀 트이겠다"는 등의 반응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오락가락 대출 규제로 인한 정책 혼선으로 또다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게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의 탁상행정으로 현장 혼란만 가중됐고, 그 과정에서 애꿎은 실수요자들만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정부가 별다른 전세 세입자 대책 없이 대출만 조이려고 할 때부터 이 같은 정책 혼선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전세자금 대출을 줄여서 갭투자를 차단하면 투기세력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가 등장했는데 지금은 그간의 매매가격 상승에 따른 가을 전세대란, 내년 가을엔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매물로 인해 전세가격 폭등이 예상되는 시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전세자금 대출이 차단된다면 세입자들에게는 반전세로 전환하거나 가진 돈에 맞춰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선택지밖에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전세 시장 불안이 예상되고 있어 현재의 스탠스가 급격히 바뀔 가능성이 낮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 책임연구원은 "새 정부의 임기 1년차에 지금 같은 세간의 반발을 무릅쓰고 집단대출과 전세자금 대출까지 포함한 강력한 대출규제를 시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처럼 유연하게 대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kangs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