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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5위 오른 쿠팡플레이···쿠팡 '고객 묶어두기' 통할까

입력 2021.09.22. 09:00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올해 8월 쿠팡플레이 순이용자 138만명 달해

넷플릭스·웨이브·티빙·U+모바일tv 이어서 5위

쿠팡 로켓와우→쿠팡플레이 콘텐츠 무료 이용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프라임 비디오 닮은 꼴

11월 디즈니플러스 진출…'락인' 이어갈 수 있나

[서울=뉴시스]쿠팡플레이 로고. (사진=쿠팡 제공). 2021.09.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4년 만에 돌아온 'SNL 코리아'가 방송가에서 연일 화제를 모으며 독점 플랫폼으로 택한 '쿠팡플레이'에도 관심이 쏠린다. 쿠팡플레이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등 해외 축구, 국가대표 축구 경기도 생중계에 나서면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유통업계에선 쿠팡은 쿠팡플레이를 통해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 in)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쿠팡플레이 이용자 수가 국내 OTT 5위에 도달했다는 통계도 나온다. 이용자가 늘어나면 직·간접적으로 쿠팡 거래액도 늘어날 수 있다.

◇쿠팡플레이 8월 순이용자수 OTT 시장 5위

22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쿠팡플레이 월간순이용자(MAU) 수는 약 138만명을 기록했다.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모바일 이용자 수를 합한 값이다. 이는 올해 1월 52만명 대비 약 2.7배 상승한 수준이다.

자료에 따르면 쿠팡플레이(138만명) 월간순이용자 수는 넷플릭스(910만명), 웨이브(319만명), 티빙(278만명), U+모바일tv(209만명)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진행한 공격적 마케팅과 독점 콘텐츠 확보에 나선 결과로 고객 수 성장세가 더 빨라지고 있다.

[서울=뉴시스]쿠팡플레이가 독점 공개한 SNL코리아. (사진=쿠팡 제공). 2021.09.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쿠팡플레이가 지난 4일 첫 독점 공개한 SNL코리아는 기대 이상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일 하루만 30만명 이상이 접속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당일 쿠팡플레이 일사용자수(DAU)는 32만5438명으로 집계됐다. 8월 첫째주 토요일 22만30명 대비 32.4% 증가한 규모다.

쿠팡플레이는 간편한 이용과 다양한 기기에서 쓸 수 있는 범용성도 강점으로 내세운다. 계정 1개로 최대 5개 프로필을 만들어 가족과 공유할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 iOS 기반 모든 모바일, 태블릿 기기에서 쓸 수 있다. 삼성, LG 스마트 TV 전용앱과 크롬캐스트 연결이 가능하다. 최근엔 PC에서도 운영을 개시했다. 추후 안드로이드 TV 전용 앱도 선보일 예정이다.

◇미나리부터 손흥민 프리미어리그 경기까지

쿠팡플레이가 독점 생중계를 확보한 콘텐츠는 SNL만이 아니다. 영화, 국내·외 인기 드라마·예능, 다큐멘터리, 시사교양, 애니메이션, 어학, 입시·강좌 등 다방면으로 콘텐츠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서울=뉴시스]쿠팡플레이가 제공하는 콘텐츠. (사진=쿠팡 제공). 2021.09.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모든 경기를 무료로 제공한다. 라운드당 6개 내외 프리미어리그 경기 하이라이트를 공개하고 있다. 축구 국가대표 친선경기 등 주요 경기도 생중계한다.

영화 '미나리', 미국 TV시리즈 '존경하는 재판장님', '조이의 특별한 플레이리스트'도 쿠팡플레이 독점 제공 콘텐츠다. 배우 김수현, 차승원 주연 '어느 날'과 같은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도 선보였다.

쿠팡플레이는 BBC, 워너미디어, CJ ENM과 같은 국내·외 대형 콘텐츠 공급사를 포함해 중국·일본·대만 등 해외 지역 콘텐츠를 지속 추가할 방침이다. 교육 콘텐츠 섹션도 추가해 자녀를 위해 OTT를 구독하는 학부모 수요를 겨냥한 행보에도 나선다.

신규 콘텐츠는 단순히 임원 등 상위 구성원이 주관적으로 판단해 결정하지 않는다. 쿠팡플레이는 고객 성향, 수요를 담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부에서 많은 토론을 거쳐 콘텐츠 수급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배송 이커머스가 OTT 투자하는 이유는

쿠팡플레이는 매월 일정 금액을 내고 추가 배송 혜택을 제공하는 유료 회원제 '로켓와우'에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다. 로켓와우 구독 회원이 사실상 직·간접 쿠팡플레이 이용자 수라 봐도 무방한 셈이다.

[겔젠키르헨= AP/뉴시스] 지난해 9월10일(현지시간)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겔젠키르헨에서 촬영한 아이폰 화면 사진. 왼쪽부터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넷플릭스, 유튜브 앱. 2021.05.18.

제주 지역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이모씨는 "로켓배송을 자주 이용하기 떄문에 쿠팡은 알지만 쿠팡플레이는 모른다"고 말한다. 로켓와우 회원인 이모씨에게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았는지 묻자 "몰랐는데 한번 이용해 봐야 겠다"고 답했다.

쿠팡플레이 독점 콘텐츠를 보다가 물건을 사러 쿠팡으로 넘어오는 사례도 일부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축구 생중계를 보기 위해 쿠팡플레이를 이용하기 시작한 고객이 축구, 스포츠 용품을 사러 쿠팡 앱을 방문하고 로켓와우에 가입했다는 사례도 주변에서 종종 보인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쿠팡과 쿠팡플레이가 갖춘 '락인' 선순환 전략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쿠팡의 로켓와우 회원이 쿠팡플레이 사용자로 전환하면서 OTT 점유율이 높아지고, 다시 쿠팡의 유료 회원을 유지하면서 충성 고객의 이용 횟수, 1회 결제액이 늘어나는 구조가 안착된다는 전략이다.

상거래 플랫폼 유료 회원에게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미국 아마존이 대표적이다.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에 가입하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프라임 비디오'에 자동 가입된다. 직·간접 구독자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 가입자 규모는 2억명으로 추정된다.

[서울=뉴시스]디즈니+(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2021.09.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콘텐츠·상거래 선순환 이커머스 확산할까

이커머스 업계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아 실적을 평가할 때 거래액을 주로 따진다. 거래액은 결국 이용자 수에 달렸다. 쿠팡, 아마존처럼 OTT를 쓸 이커머스 업체가 또 나오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11번가는 지난 8월31일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선보이고 SK텔레콤 유료 구독 서비스 '우주패스'를 이용하면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11번가는 우선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안착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선 미국 아마존과 함께 다른 신사업에 손을 뻗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SK텔레콤과 아마존이 협력을 강화하면서 프라임 비디오 한국 진출설이 끊임없이 흘러 나왔다.

이상호 11번가 사장은 지난 8월25일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첫 소개하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OTT 서비스를 선보일 의향이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사장은 당시 관련 질문에 "오픈한 이후에 (운영이) 잘 되는 것을 보고 좀 더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면만 볼 순 없다. 국내 OTT 시장도 경쟁이 만만찮다.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올해 11월 디즈니플러스(Disney+) 한국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미 6월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 진출 직후 현지 OTT 서비스 선두권 주자로 올라섰다고 한다.

쿠팡플레이가 '디즈니플러스'는 물론 '넷플릭스',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합작한 '웨이브', 국내 대표 콘텐츠 기업 CJ ENM의 '티빙' 등과 경쟁에서 고객을 붙잡아 둘 수 있을지가 관전 요소라 볼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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