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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핑계 있어 다행"···취업률 '뚝' 추석 맞은 30대 시름만
입력 2021.09.21. 09:50 댓글 1개기사내용 요약
8월 30대 취업자 18개월째 줄어…全 연령 중 감소 '유일'
30대 인구 감소 영향이라지만…"신규채용 부담 등 구조"
취업 절벽에 30대 '취업 무기력증'…'쉬었음' 큰폭 증가도
정부 "민간 일자리 창출 고용회복 박차"…실효성은 의문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 서울에서 7년째 자취 중인 임모(32)씨는 이번 추석 연휴, 코로나19를 핑계로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지 않았다. 취업이 잘 안 되면서 9개월 가량을 사실상 쉬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사 직원이었던 임씨의 회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12월 끝내 문을 닫았다. 초반에는 그래도 어디든 취업이 잘 될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채용의 문이 좁아지면서 임씨는 번번이 낙방했고, 자신감도 점점 줄어들었다. 임씨는 "추석에 조카에게 과자값이라도 줘야 하는데 답답할 뿐"이라며 "그나마 코로나 핑계라도 있어 다행"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고용 시장에서 40대와 함께 '경제 허리'로 불리는 30대 고용이 심상치 않다. 전 연령층 가운데 유일하게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추석을 맞은 30대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21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8월 고용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30대 취업자는 520만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8만8000명 줄었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18개월 연속 감소세다.
코로나19 4차 확산에도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전체 취업자는 증가했지만, 30대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2760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51만8000명 늘었다.
특히 30대 취업자 감소는 다른 연령층의 취업자가 모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4만3000명 늘었다. 60세 이상(37만7000명), 20대(13만7000명), 50대(7만6000명), 40대(1만1000명) 등에서도 취업자가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8월 노동시장 동향'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가 증가했지만, 30대만 전년 동월보다 1000명 줄며 감소세를 지속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30대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이들이) 주로 종사하는 제조업과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 감소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설득력은 약하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장 큰 원인은 한 번 채용하면 계속 고용해야 하는 노동시장 구조"라며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신규 채용에 대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고, 이는 30대 등 젊은층들의 상황을 악화시키게 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취업 절벽이 심화하고 있는 30대의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뾰족한 대책이 보이지 않으면서 한창 일해야 할 이들이 점점 '취업 무기력증'에 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30대가 전년보다 1만9000명(6.3%) 늘었다. 이는 전체 연령층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일단 정부는 민간 일자리 창출을 적극 지원해 청년 등 고용 회복세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추경 일자리 사업 집행에도 속도를 내고 '청년희망 ON 프로젝트' 등 청년층 체감 고용상황 개선을 위한 정책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성 교수는 "현재 정부의 지원 정책은 공공 일자리 등 고령층에 집중된 경향이 있다"며 "결국 30대 등 고용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젊은층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를 만들고, 노동시장 경직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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