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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장·전문성으로 무장해가는 시 문화예술정책
입력 2021.09.15. 17:56 수정 2021.09.15. 19:04 댓글 0개광주시 문화예술정책이 예사롭지 않다. 현장 예술인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 현실적이고 내실있는 정책으로 문화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수십년 해묵은,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관행과 제도를 과감히 탈피했다는 점에서 가히 혁신적 정책으로 꼽힌다. 새로운 정책들은 문화계의 오랜 요구를 정책으로 도입한 것들로 행정이 불편을 감수해야 가능하한 것들이 많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하다.
시가 발표한 문화예술 지원사업 개선방향은 기존 제도나 관행 타파, 창·제작 지원 강화, 문화예술인 권리 증진 등 크게 3가지다. 우선 전국 최초로 '예술인 안심보험'을 도입, 광주예술인들은 누구라도 보험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열악한 예술인 환경에 획기적인 디딤돌이다. 우리나라서는 예술인들이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해 작업중이나 일상에서 사고가 나도 보험혜택을 받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예술인 보호, 권리증진의 모델이 될 전망이다.
또 과거 빨라야 2∼3월, 7∼8월까지 진행되던 통합공모를 전년도 연말부터 당해 1월 초로 앞당긴다. 사업의 질적 수준 향상은 물론 예술인들의 작업집중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자 사례비 편성 비율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수준으로 높이고 300만원 이하 소액 지원 사업 정산 절차를 간소화 한 것 등은 행정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또 그동안 1년 단위로 진행하던 창제작 지원사업에 2년 장기사업을 도입하고 메세나도 확대에 나선다.
광주문화재단에서 운영 중인 '만만계' 프로젝트를 발전시킨 메세나 지원프로젝트도 의미있다. 지역의 열악한 사정상 메세나가 절실하나 그만큼 메세나도 열악한 실정인데 시가 여기에 마중물을 더해 지역 기업인들의 역할이 빛나도록 하는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시의 현실적이고 내실있는 문화예술정책이 지역 예술인과 예술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정책이 문화도시 광주의 든든한 인프라로 자리하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같은 변화는 행정의 의지나 노력없이는 불가능하고 헌신과 노고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광주시 관련 공직자들의 노력에 박수를 더한다.
- [건강칼럼] 대화가 필요해 얼마 전 외과 동문들과 외과 교수들의 동문 이사회 모임이 있었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현재 의대증원 사태로 인한 전공의 사직문제로 흘러가게 되었는데, 들어보니 현재 전남대학병원의 상황은 정말 심각한 것 같았다. 예전에 외과의 한 교수당 하루 3~4건씩 하던 위암, 대장암 수술을 보조할 전공의가 없어서, 또한 마취를 해줄 전공의가 없어서 하루에 한 건도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정형외과는 아예 정규수술은 모두 취소되고 응급수술만 하고 있다고 도 했다. 교수들이 집도하는 수술이 전공의가 없어 혼자서 하다보니 힘들고 더딘데다가 교수 혼자서 전공의가 했던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다 보니 이제 곧 번 아웃 직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이제는 거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물러설 기미없이 계속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학생들도 기약 없는 휴학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유급 직전에 있어 내년에 새로 들어올 신입생과 합해진다면 의과대학 교육은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고, 졸업생이 없게 되면 공중 보건의나 군의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교수들의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20개의 의과대학 및 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해 3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아직까지 대학병원 진료는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필자는 작년 11월부터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의료계의 대표로 의정 협상단장을 맡아 정부에게 현재 붕괴되어 가고 있는 필수, 지역의료의 문제는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의대증원은 지금 해결책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또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교육 역량을 감안하여 현재 해마다 증원하고 있는 3058명의 약 10% 정도인 350명 내외로 일단 증원을 더 해보고 점차 2년에 한 번씩 재평가하여 증원 규모를 재조정 해보자고도 비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대증원 문제는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의정 협의체 내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자고 누차 강조하였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과 영국도 의대증원을 하였지만 우리나라처럼 의대 정원 조정 과정에서 의사들의 대규모 사직이나 정부의 형사처벌 공언 등 험악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사들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합리적인 요구사항이 있으면 수용하였으며, 의대 증원을 점진적으로 하여 늘어난 의대 정원을 가르칠 교육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후에 증원을 하였고, 구체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며,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를 국민과 의사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이다.지금의 의대증원 문제는 수 십년 동안 세계최고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문제점이 곪을대로 곪아 터져버린 것이다. 수 십년간 지속되던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결과가 좋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해 과도하게 형사 처벌하는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이러한 필수의료 붕괴사태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문제점을 의대증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점이 결국 의사 수의 증원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지도 정부와 의료계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의료인력 수급위원회가 있어 그곳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의료 인력을 결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너무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정부와 의료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결성하여 우리나라의료의 미래를 위하여 적정 의료 인력을 논의해야 한다.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속히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기대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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