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의 조성 계획 실현 기대를 모았던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사업이 민간업자와의 결별로 또 다시 좌초되면서 광주시가 외부 공모 대신 공공개발안 검토에 돌입했다.

정해진 공모 지침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취득하고도 정작 협상 과정에서 협소한 판매시설 규모를 빌미로 미적거리는 민간자본 대신 광주시 직접 개발로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30일 오전 광주시청 지방사기자실에서 출입기자단과의 정기 차담회를 통해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사업 시행사인 광주도시공사가 지난 27일 서진건설 측에 협상 결렬과 종료를 알리는 공문을 발송했다"면서 "법령에 따라 후속절차가 진행되면 현재의 민간공모 방식만이 아닌 공공개발안까지도 심도있게 검토해 봐야겠다"고 밝혔다.

서진건설과는 사업자 이행보증금 규모 이견으로 계약이 파기됐지만 앞서 호반건설 등 그간 어등산 사업에 뛰어든 업자마다 협소한 판매시설 규모에 난색을 표했던 만큼 민간자본에만 기대기보다 자체 해결 방안도 마련해 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시장은 "판매시설을 일정 규모로 묶어 두다 보니 수익성이 높지 않아 큰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요소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특급호텔, 휴양시설 등 지역에 태부족한 관련 시설이 매우 필요한 시점에서 그냥 두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시공사가 다른 곳과 함께 해서 전체(개발)을 할 것인지, 도시공사가 기반공사만 하고 우리가 필요한 호텔이나, 킬러콘텐츠를 채우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법령이 정하는 절차를 완벽하게 갖춰 진행할 것이며 끝나면 깊이 있게 고민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판매시설 규모는 원안 고수를 강조했다. 공공개발을 하더라도 현재 공모 지침에 명시된 7천500평은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용섭 시장은 "우선 법령이 정한 절차에 따라 (서진건설과의 문제)마무리되면 해당 실·국, 기관, 전문가 의견 청취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