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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m급 14좌 완등 김홍빈 마지막 목소리 "혼자있어 엄청 추워"
입력 2021.08.08. 08:45 댓글 0개[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저녁부터 혼자있었어. 엄청 추워. 엄청 추워"
브로드피크(8047m급)를 끝으로 8000m급 14좌 봉우리 도전을 마친 뒤 실종된 장애 산악인 김홍빈(57) 대장의 마지막 음성은 "엄청 추워. 엄청 추워"였다.
김홍빈 대장의 영결식이 8일 오전 분향소가 설치된 광주 서구 염주종합체육관에서 1층에서 거행된 가운데 김 대장이 조난 이후 위성전화를 통해 국내의 지인에게 구조요청을 했던 마지막 통화기록이 공개됐다.
김 대장은 지난달 19일 오전 5시55분께(현지시간) 국내 지인과 위성전화 통화가 이뤄졌다. 조난 추정시간인 자정 이후 5시간 55분만이었다.
구조요청으로 시작된 그의 2분40여초 분량의 음성은 혹한의 날씨에서 밤을 보낸 상황임에도 또렷했고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듯 했다.
위성전화기 속에서 "여보세요"라는 지인의 목속리가 들리자 김 대장은 곧바로 "구조요청. 베이스캠프에 구조요청. 내가 지금 어제 저녁부터 절벽끝에 혼자 있어. 혼자"라며 상황을 전달했다.
지인이 또 "지금 포터 3명 올라갔습니다. 지금 저기 캠프4에서 얼마정도 떨어져 있어요"라고 물었다.
김 대장은 "지금 캠프 꼴(col)이야 꼴. 꼴에서 밤을 샜다"고 명확하게 현 위치를 설명했다.
또 "주마가 필요해. 주마가 필요해. 주마가 2개 정도 필요해. 걸수 있게 주마가 필요해"라며 구조에 필요한 장비를 요청했다.
이어 "대원이 와야해. 소통이 잘안돼. 대원이 와야 된다. 무전기 가져와야 해"라며 거듭 구조를 요청했다.
지인이 "전화기 배터리는 충분해요. 전화기 계속켜놔요. 몸은 괜찮나요"라고 묻자 김 대장은 "충분해. 응 알았습니다. 엄청 추워. 엄청 추워. 오케이"라는 마지막으로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5시간여 만인 같은 날 오전 11시께 러시아 구조팀에 발견됐지만 김 대장은 구조돼지 못하고 실종됐다. 실종 7일만인 지난달 25일 헬기 수색까지 이뤄졌지만 찾지 못했고 지난 26일 수색중단이 결정됐다.
산악인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한 유족 등은 지난 4일 염주종합체육관 1층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김 대장이 등반 때 사용했던 장비를 안치했다.
이날 진행된 영결식은 김 대장이 산악인의 꿈을 키웠던 송원대 산악부와 자신처럼 어려운 처지의 청소년과 장애인이 희망를 가질 수 있도록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김홍빈과 희망만들기' 단체를 거쳐 문빈정사에 안치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hgryu7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나흘째 이어진 사직 행렬···병원장이 교수 직접 설득하기도 정부의 2천명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료계와 정부의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병원에서 한 환자가 진료접수창구 앞을 지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과 전공의 처벌이 임박하자 의정 갈등 전면에 나선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광주에서는 대학병원에서 전공의 빈 자리를 한 달 넘게 메우던 교수들이 무더기로 사직 의사를 표하자 병원장이 직접 '교수 달래기'에 나섰다.28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전남대·조선대 의대 교수들은 지난 25일부터 각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에 제출하고 있다.전남대 의대 교수 비대위에 이날 현재까지 사직서를 낸 교수는 총 283명 중 92명이다. 조선대 의대 교수는 총 161명 중 46명이 비대위에 사직서를 건넸다.두 비대위는 사직서를 취합해 조만간 학교 측에 일괄 제출할 계획이다.교수들은 사직서 수리 시까지 주 52시간 이내로 외래·수술·입원 진료를 하는 준법 투쟁을 검토하고 있다.대학병원은 교수들의 근무 시간 단축을 우려하고 있다.공공보건의와 군의관이 의료 현장에 투입되고 있지만, 각 진료과를 진두지휘하는 건 교수(전문의)이기 때문이다.전남대·조선대병원은 환자가 급감한 병동을 통폐합하며 의료진의 피로도를 줄이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이미 한 달 넘게 이어진 과중한 업무로 인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교수들의 향후 집단행동에 병원 측이 예의주시하는 이유다.상황이 악화일로에 치닫자 전남대병원장은 교수 달래기에 나섰다.정신 전남대병원장은 이날 오전 본·분원 소속 350명 임상교수 이상 교수들에게 개별 문자를 보내 필수진료 유지를 호소했다.정 원장은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한 현 상황에서 진료 기능 축소로 교수들의 피로도가 누적되고, 의대 비대위 결정으로 일부 과에서 외래, 응급 진료범위에 대해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 병원은 광주·전남 환자들의 최후 보루다.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진료를 최우선으로 염두해 두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그러면서 "불가피하게 과의 상황으로 진료 기능을 축소하고자 한다면, 미리 진료처와 협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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