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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행' 강경화, 학생들 시끌···"상징적" vs "무능해"

입력 2021.08.05. 10:11 댓글 0개
다음달 임용…국제대학원 국제학과 소속
찬성 측 "실무 경험 바탕으로 강의할 것"
반대 측 "전문성 부족…'무능의 대명사'"
외교부 장관 시절 '자질 부족' 논란도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이 지난 1월1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미국 신행정부 출범과 한미관계 발전 방향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01.19.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올해 2월 퇴임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로 임용된 가운데, 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 등 사이에서 강 장관의 임용에 대한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강 전 장관의 이화여대 교수행에 찬성하는 학생들은 그가 갖는 여성 장관으로서의 상징성과 실무 경험 등을 강점으로 꼽았지만, 반대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강 전 장관이 '무능의 대명사'라고 주장하는 등 학교 이미지가 실추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화여대는 지난 3일 석좌교수 운영위원회를 열고 강 전 장관을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로 임용하기로 결정했다. 강 전 장관은 국제대학원 국제학과 소속으로 임용은 다음달 1일부터다.

강 전 장관의 명예석좌교수 임용은 '지속가능 사회를 선도하는 창의·혁신 플랫폼'의 비전 아래 선도 분야 및 미래 도전 연구 분야를 발굴하고 글로벌 여성리더 육성 지원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 이화여대 측 설명이다.

강 전 장관의 임용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화여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은 커뮤니티 등에서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을 활발하게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학생 A씨는 "(강 전 장관이) 무능한 장관이었다는 평가 등 말이 많이 나온 것도 사실이지만 여성 장관으로서 갖는 상징성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상징성 덕분에 학교 이미지에도 보탬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재학생 B씨는 "외교부 장관으로 일하면서 전 세계를 상대로 글로벌 인맥을 쌓고 실무 경험이 있는 인물이 학교 구성원으로 온다면 학교 측에서도 분명히 이득일 것"이라며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도 실효성 있는 강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강 전 장관의 임용에 반대 입장을 밝힌 재학생 C씨는 "안 그래도 안 좋은 (여대를 향한) 이미지가 더 확고해지는 느낌"이라며 "강 전 장관이 실무 경험은 있지만 외교부 장관 시절 내내 무능하다고 욕을 먹지 않았느냐. 이화여대 이미지까지 그렇게 될까 걱정이 된다"고 했다.

재학생 D씨는 "전문성도 부족한 것 같고 외교부 장관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는데 그런 장관이 선택한 대학이 이화여대라는 이미지가 생길까봐 우려된다"며 "주변에서도 '강 전 장관은 무능의 대명사 아니냐'는 말을 자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문재인 정부 최장수 장관인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이 지난 2월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직원들과 퇴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02.08. kmx1105@newsis.com

지난 2017년 6월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된 강 전 장관은 임기 초반 대한민국 첫 여성 외교부 장관으로서의 상징성과 유창한 영어 실력 등을 앞세우면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강 전 장관은 이후 북한 핵 문제와 일본과의 경제 관계 악화 등 대외 실무 과정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해 '외교 능력 부재' 등 지적을 받으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같은 지적이 이어지는 와중에 강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 열린 한 포럼에서 "여성으로서 첫 외교부 장관이라는 막중한 자리에서 기를 쓰고 다하고 있지만 간혹 '여성이기 때문에 이런 건가' 하는 걸 느낄 때가 있다"는 발언을 해 추가 논란이 불거졌다.

강 전 장관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 외교가 이미 파탄·실종 단계인데 강 장관은 자신의 무능 때문인지 모르고 있다"며 "(독일 총리인) 메르켈은 남성인가. (전 영국 총리인) 대처도 남성이었나. (강 전 장관은) 오히려 무능한 여자이기 때문에 장관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강 전 장관은 지난 3월 코로나19의 급속 확산으로 외교부가 국민들을 상대로 해외여행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을 때도 자신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미국 여행을 막지 못해 비난을 받았다. 당시 이 명예교수는 '요트 구매'를 위해 미국에 간 것으로 전해졌지만 강 전 장관은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이 아니다" 등과 같은 발언을 해 도마 위에 올랐다.

강 전 장관을 명예석좌교수로 임용한 이화여대 측은 "강 전 장관은 국제 무대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과 실무 지식을 학생들에게 효율적으로 전수할 것"이라며 "전 세계 차세대 여성리더 양성 등을 통해 글로벌 여성리더를 양성하는 이화여대에서 실질적인 조언과 자문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세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강 전 장관은 미국 메사추세츠 주립대 커뮤니케이션학과 석사 및 박사 과정을 거친 뒤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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