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노골드와 태권도 세계화

입력 2021.08.04. 09:22 수정 2021.08.04. 19:56 댓글 0개
박석호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취재1본부장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노골드'에 그쳤다. 남녀 8개 체급에 출전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금메달 없이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의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태권도는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시범종목으로 올림픽 무대에 첫 선을 보였다. 이후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고, 오는 2024년 파리올림픽까지 정식종목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태권도는 그동안 올림픽 효자종목이었다. 시드니대회에서 금 3개와 은메달 1개, 2004년 아테네대회에서 금 2개와 동메달 2개를 딴 데 이어 2008년 베이징대회에서는 출전 선수 4명 모두가 '금빛 발차기'를 날렸다.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금메달 12개를 포함해 총 18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21년 만에 '노골드'라는 결과를 낸 것을 두고 '노골드 수모', '종주국 체면을 구겼다'라는 일부 지적도 있지만, 오히려 태권도의 세계화가 그 만큼 이뤄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우리나라가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그 만큼 다른 나라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선보여 세계인들을 감동시켰다. 이다빈 선수는 지난달 27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67㎏ 초과 결승에서 밀리차 만디치(세르비아)에게 패한 뒤 승자에게 엄지를 들어보였다. 국민들은 아쉬웠지만, 이다빈 선수는 울긴 커녕 미소를 지으며 상대방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태권도는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 중 하나로 손꼽힌다.

우리나라 태권도인이 세계 각국에서 태권도를 보급하면서 현재 5개 대륙 200개 이상 국가 8천만명의 인구가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태권도는 단순히 신체를 단련하는 스포츠가 아니라, 건강한 몸과 올바른 정신을 함께 수양하는 운동이다.

전 세계인은 태권도의 매력에 빠져 있다. 경기에서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실패할 수도 있고 힘들면 쉬어갈 필요도 있다. '축구 종주국'인 영국이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했다고 영국이 축구 종가로서 수모를 당했다고 하지는 않는다. 박석호 취재2부장 haitai200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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