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모가디슈' 구교환 "몸으로 부딪힌 조인성, 자극제 됐다"
입력 2021.07.30. 05:00 댓글 0개"모가디슈 탈출 시퀀스 가장 기억 남아"
'반도' 서대위 역할로 대중에 눈도장
단편 영화도 연출..."류승완 닮고 싶은 감독"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배우 구교환이 류승완 감독의 200억원대 블록버스터 '모가디슈'에 합류하며 충무로 라이징 스타에서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감각적인 연기로 이목을 집중시킨 그는 거침없는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새 얼굴을 드러냈다.
29일 화상으로 만난 구교환은 '모가디슈'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감추지 못했다. 개봉 첫날인 전날 극장을 찾아 영화를 다시 봤다는 그는 "어제 봤는데 오늘 또 보고 싶다"며 "시간이 지나도 계속 꺼내 보는 영화가 될 것 같다. 계속 봐도 처음 보는 영화처럼 다가오더라"고 만족해했다.
관객을 향해서도 "'모가디슈'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희망과 유머를 잃지 않는 매력이 있는 영화라 2021년 관객들에게 안성맞춤일 것 같다"며 "이 영화에 기대하는 모든 것들을 다 충족하는 영화다"고 자신했다.
극장에서 본 소감을 묻자 그는 "영화를 좋아했던 이유가 한곳에 모여서 한곳을 응시한다는 기분이었던 것 같다"며 "내 영화로 그 기분을 나누니 반갑고 감사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내가 간 상영관은 거리두기를 지키는 선에서 관객들이 가득 찼다"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데 대부분의 관객이 자리를 지키셨다. 다들 그리워하셨구나 체감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알아본 팬들은 없었냐'고 묻자 "아쉽게도 애석하게도 없었다"며 "귀를 쫑긋하고 리뷰를 들었는데 요즘에는 다들 속삭이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구교환은 '메기', '꿈의 제인' 등 한국 독립영화계의 스타로 주목받은 배우다. 지난해 연상호 감독의 '반도' 에서 서대위 역할로 활약하며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모가디슈'에서는 북한 대사관의 안전을 도모하는 충성심 강하고 충직한 참사관 태준기 역할을 맡아 존재감을 증명했다.
'태준기'는 북한 대사(허준호)를 보좌하면서 공관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보위부 소속 참사관이다. 소말리아 반군의 북한 대사관 습격 후, 생사의 기로에 놓인 북한공관원들의 탈출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태준기 캐릭터를 연기하며 주안점을 둔 부분은 근성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영화에서 드러나듯이 타협하지 않고 북한 대사관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면모를 보여줘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체력적인 자신감도 인물에 그대로 드러난다고 생각해 매일 러닝을 하는 등 체력 단련에도 공을 들였다.
"대사뿐 아니라 몸으로 표현하는 장면도 많아 단단해 보이는 모습들이 필요했어요. 태준기는 강대진(조인성) 참사관과의 액션 신에서 체급 차이가 있는 데도 온갖 잡기들을 던져가며 싸우죠. 북한 대사관의 안전을 위해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어요."
발성도 크게 신경 썼다. 구교환은 "내 목소리, 또 그동안의 작품 속에서 했던 것과 다른 발성을 사용했다"며 "낯선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있다. 프로덕션 과정에서 태준기를 만들어주는 모든 것들을 즐겼다. 태준기의 옷을 입고, 선글라스를 쓰면 목소리가 그처럼 나올 듯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배우들이 빚은 앙상블이 빛을 발한다는 평을 받았다. 구교환도 동료 배우들과의 앙상블에 대한 호평이 기억에 남는다고 이야기했다.
"선배님들과 앙상블을 이뤄냈다는 게 정말 좋다"는 그는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의 열렬한 팬이다. 나에게는 아이콘이다"고 추어올렸다.
그러면서 "태준기 참사관을 향한 세분의 리액션이 모두 달랐다"고 했다. "김윤석 선배와는 극 안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태준기에게 보내는 눈빛이 묘했어요. 허준호 선배님은 제가 지켜야 할 존재였지만 카메라 너머에서는 반대로 저를 지켜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죠."
특히 남북 참사관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한 조인성에 대해서는 "저를 자극하는 연기를 했어요. 제게 영감을 줬다"고 고마워했다.
조인성과의 액션 신은 춤에 비유했다. "극 안에서는 거칠고 위험해 보이겠지만 모두 사전에 합의가 된 동작들이고 충분한 연습을 거쳤다"며 "감독님께서 액션은 춤과 같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래서 그런지 춤처럼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북한 대사관에 나와서 대한민국 대사관까지 이동하는 탈출 시퀀스"를 들으며 "함께 이동하는 장면을 다시 봤는데 움직임들이 끈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들 유기적으로 한 팀이 돼서 움직이고 있다고 느껴 좋았다"고 떠올렸다.
구교환은 '모가디슈'뿐 아니라 '킹덤: 아신전', 'D.P'까지 화제작에 연이어 합류했다. 본인을 향한 기대가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을까.
"부담감보다는 감사한 마음이 먼저인 것 같아요. 앞으로 만날 인물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는 것 같고요. 또 높아진 기대치가 저를 자극하는 것 같아요. 건강한 마음이 들게 해요. 누군가가 저를 응원해줬을 때 계속 더할 수 있는 힘이 생겨요. '모가디슈'도 다음 작품을 할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작품 선택의 기준을 묻는 말에는 '호기심'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궁금하고 호기심이 가는 영화가 우선인 것 같아요. 작품을 할 때마다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 들어요. 작품의 규모, 성격을 떠나 매 작품마다 낯설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도전하고 싶은 작품으로는 멜로를 꼽은 그는 "계속 새롭게 생각하려고 한다. '모가디슈'에서의 구교환이 있고, 다음 작품의 구교환이 있다"고 했다.
구교환은 신예 감독이기도 하다.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 '방과 후 티타임 리턴즈' 등의 단편 영화를 연출하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현재는 연기에 집중하고 있지만 연출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2014년 단편 영화를 만들 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류승완 감독님을 처음 뵀어요. 연출가로서도 닮아가고 싶은 감독님이에요. 광고 회사 얘기를 연출작으로 준비 중인데 오피스물이지만 오피스물이 아닌 것 같은 작품이에요. 기대해주세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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