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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어디로②]은행 전문가들 "당분간 달러 강세"
입력 2021.07.25. 09:00 댓글 0개코로나 델타 변이로 국내 경기 악화가 원인
한은 금리 인상에 주식시장 폭락·부채증가도 우려
무역수지 적자에 따른 달러 순공급 부족도 강세 이끌어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시중은행 외환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올해 하반기까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따른 국내 경기 악화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원화 강세를 유도할 수 있겠지만, 외국인 자금을 유입하기에는 그 영향이 부족하다고 봤다. 특히 최근 무역수지 적자로 달러 순 공급이 늘지 못했다는 점도 달러 강세 원인으로 지목했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외화 전문가들은 '하반기 원·달러 환율 전망'에 대해 달러 강세를 전망했다. 지난 23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9원 오른 1150.8원에 마감했다.
그간 원·달러 환율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꾸준히 하락하며 올해 1월 1100선을 밑돌았다. 그러나 이후 달러 강세가 두드러지며 최근에는 1150원대까지 상승하는 추세다. 이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위험 회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에 따른 국내 경기 악화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도 달러 강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델타 변이가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민간 소비가 위축돼 외국인 자금 유입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외국인 자금 유입에 도움이 되고 달러 강세를 상쇄시킬 수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자 부담이 생긴다"며 "결국 기준금리 인상은 내수 민간 소비 부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외국인 자금을 크게 유입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미 연준이 경기부양을 중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은 인플레이션 및 테이퍼링을 기대하고 있어 앞으로도 강달러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서 연구위원은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 증가는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필수 소비재 구매로 인한 것인 만큼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일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시장 참가자들이 테이퍼링 또는 인플레이션을 기대하고 있고 경제지표가 좋아질 때마다 미국의 펀더멘털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어, 향후 달러는 강세로 나타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설명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올해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170원까지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가 약세가 되기 위해서는 순수출이 높아야 하고 주식시장에선 외국인 자금 유입이 크게 늘어야 하는데, 아직 이 두 조건을 충족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민 연구원은 "최근 우리나라는 수출보다 수입이 많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며 "수출이 아무리 좋아도 수입이 더 많으면 외환시장 측면에서는 달러 순공급이 크게 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개인·기관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가 많이 늘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이 달러 강세를 모두 이끌었다고 볼 순 없다"며 "오히려 정부 유동성으로 고평가된 국내 주식시장이 한국은행 금리 인상으로 꺾일 우려가 있어, 외국인들이 쉽게 들어오지 못해 달러 강세가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 연구원은 이러한 경향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 강세 추세가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델타 변이가 늘더라도 치사율이 낮고 백신 접종도 진행되고 있어 과거만큼 경기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3분기에 환율이 오르더라도 4분기 들어 조금 내려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델타 변이가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백신을 무력화시키는 바이러스는 아니다"라며 "결국 시간이 해결할 문제라서 1~2주 정도 지나면 시장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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