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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주자들, 盧 탄핵 추억에 '이젠 이낙연' 뭇매
입력 2021.07.25. 07:30 댓글 0개'盧·文 계승' '민주당 적통' 자처한 이낙연 견제 의도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의 협공 대상이 선두 이재명 경기지사에서 2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로 바뀌었다. 이 전 대표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참여 문제가 불거지면서다. 지지율 상승세를 탄 이 전 대표가 이 지사의 턱밑까지 맹추격하자 이 지사가 노 전 대통령 탄핵 추억을 꺼내 이 전 대표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형국이다.
이 전 대표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9~10일 전국 성인 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3.1%포인트)에서 이 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동반 하락 속에 18.1%를 기록하며 약진했다.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도 이 전 대표는 연초 전직 대통령 사면 발언, 4·7 재보선 패배 등을 거치며 한 자릿수대로 내려앉았던 지지율을 20%대 초반까지 끌어올렸다. '바지 발언' 등 이 지사의 실수에 반사이익을 보며 반등한 이 전 대표 측은 "가파른 오름세를 전제한다면 골든크로스가 이달 안에도 가능할 수 있겠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 전 대표의 추격으로 민주당 경선 구도가 양강 체제로 재편되자 이 지사는 이 전 대표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공세모드로 전환했다. 이 전 대표의 노 전 대통령 탄핵 참여 논란을 제기하며 '민주당 적통'을 주창한 이 전 대표에게 타격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사 측이 공격의 선봉에 선 가운데 이 전 대표를 따라잡기 위해 친문 지지가 필요한 경쟁자들이 속속 참전하고 있다.
이 지사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진 의원이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지난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해 "노 전 대통령 탄핵 표결 찬반 여부를 밝히라"고 선전 포고를 했다. 이후 이 지사와 캠프 관계자가서 번갈아가며 이 전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이 지사는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 후보가 스크럼까지 짜가면서 탄핵 표결을 강행하려고 물리적 행동까지 나서서 한 것이 사진에도 나오더라"며 "(반대 표결 주장은) 납득이 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언론 인터뷰에서 "윤영찬 당시 기자가 쓴 기사에도 '이낙연 의원은 탄핵 찬성으로 선회했다'고 나온다"고 밝혔다.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이 동아일보 기자 시절인 2004년 3월11일 '이낙연 의원은 탄핵 찬성 쪽으로 선회했다'고 쓴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 지사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도 거들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노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상정됐던 국회 본회의장 사진을 공개했다. 이 전 대표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항의하는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을 무심히 바라보는 사진이 포함됐다.
김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최측근인 윤 의원의 과거 기사도 게시했다. 김 의원은 "추정적 표현 대신에 '돌아섰다'는 명확한 표현을 쓰고 있고, 실명을 거론해서 썼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취재하고 검증한 기사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적통 후보'를 자처한 다른 경쟁주자들도 일제히 가세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한 라디오에서 "당시 우리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가 탄핵을 저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며 "당시 이낙연 후보는 다른 정당에 있었지 않았냐"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가 열린우리당에 합류하지 않고 야당에 몸담았던 사실을 부각한 것이다.
정 전 총리는 이어 "그때 내부 사정을 아는 분이 아마 추미애 후보일 것"이라며 이 전 대표와 함께 새천년민주당에 잔류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도 화살을 돌렸다.
민주당 후보로 경남지사 선거에서 당선되며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 의원도 화력을 보탰다. 김 의원은 "이 전 대표와 추 전 장관은 한나라당이라는 야당과 손잡고 노 전 대통령을 탄핵한 정당의 주역"이라며 "진정한 친노와 친문의 정신을 계승한다면 (그쪽으로)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또 이 지사가 정동영계로 정계에 입문한 것을 거론하며 "그런 말을 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새천년민주당 동지였던 추 전 장관은 이 전 대표와 거리두기를 했다. 추 전 장관은 김 의원의 비판에 대한 입장을 묻자 "여러 차례 사죄를 했고, 그것을 내가 회피하거나 부정한 바는 없다"고 답했다. 또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선 당에서 말리는 역할을 했고 또 최고위원으로서 마지막에 불가피하게 탄핵 대열에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정치적 입지에서 불가피하게 탄핵에 찬성했고 이후 사죄한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박용진 의원은 노 전 대통령 탄핵 공방에 대해 직접적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경선을 네거티브전으로 비화시킨 책임을 물었다. 박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표결을 어떻게 했는지, 사생활 문제, 군필원팀 등 상대를 흠집내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 국민들이 무슨 관심을 가질지 모르겠다"며 "네거티브로 구태정치를 하고 있는 두 후보는 민주당 대표 자격이 없고,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 자격도 없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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