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MB 웃음'과 적폐청산

입력 2017.10.23. 08:15 댓글 0개
손정연 아침시평 언론인/전 한국언론재단 이사

처음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섬뜩했다. 5·18국립묘지 유영봉안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파안대소하고 있는 장면이다. 사진 속 그는 머리를 뒤로 젖히고 목구멍이 보일정도로 크게 웃고 있었다.

그 장소가 어떤 장소인가. 80년 5월, 잔혹한 국가 폭력 희생자들 유영이 안치된 곳이 아닌가. 참담함과 비통함에 여민 옷깃도 다시 매만져 보게 하는 기억의 공간이다. 그런 장소에서 2005년 4월,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MB의 얼굴이 찢어지도록 크게 웃는 이 사진(광주드림 보도) 한 장은 그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듯 했다.

요즘 MB 정권 적폐들이 계속 드러나면서 시끄럽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가 10일째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 여야는 '적폐전쟁'이라 부를 만큼 격렬하게 맞서고 있다. 박근혜 정부 적폐도 적폐지만 '이명박근혜 정부'라는 표현에서 보듯 MB 정권 적폐는 서로 맞닿아 있는 게 많다. 국정원,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을 통한 정치·선거 개입,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보수단체 지원,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공개 등 많다.

위헌·불법·정치중립성 의무 위반행위 등 결코 가볍지 않는 사안들이다. 여기에 '4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 비리'와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당 소속 자치단체장 사찰 의혹건도 있다.

MB 정부의 적폐는 대부분 국민 정서와 여론을 무시한 밀어붙이기식이 많다. 취임 후 불과 2개월 여 만에 터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광우병 사태는 대표적인 사례다. 촛불집회 참여 시민만도 1백만 명이 넘는다. 정부 출범 직후부터 민심과는 등을 진 MB 정부는 재임 5년 내내 국민들과는 긴장관계였다.

한번 들여다 보자. 광우병 시위 1개월 후인 2008년 6월 2일 SBS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80.5%가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찬성했다. 이즈음 이명박 대통령 텃밭이라고 할 서울지역 국정 지지도는 3.1%(미디어오늘 2008년 6.16일 기사 참조)로 나타났다. 전국 지지율은 7.4%였다.

4대강 사업도 착공 2개월 후 실시된 2009년 9월 7일 윈지코리아컨설팅의 조사를 보면 국민 83.5%가 '4대강 사업 중단, 축소'를 지지했다.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2010년 6월 10일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도 국민 80%가 'MB, 4대강 밀어붙이기 멈춰라'고 요구했다.

MB 정권의 100조원에 달하는 '4자방 비리'의혹에 대한 국정조사가 수면위로 떠오르던 2014년 11월 12일, 우리리서치 조사에선 국민 74%가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찬성했다. 국민 67.2%는 'MB를 국정조사 증인으로 불러내라'(2015년 4.2일 리얼미터 조사)고 했다.

국민들의 MB 정부에 대한 불신이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 집권 3년차인 2011년 2월과 4월 두 차례 MB 정권 2인자라고 불리는 이재오 특임장관실이 실시한 '한국민의 가치관' 조사에서 당시 청와대 신뢰도는 3.4%였다. 신뢰라고 말할 수 없는 수치다. 국회와 경찰의 신뢰도 역시 각각 2.9%로 최하위였다.

국민들로부터 심각한 수준의 불신을 받았던 MB 정권 사람들이 최근 적폐청산에 대해 크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정치보복'으로 '전면전' 얘기까지 나온다. MB 또한 대단히 격앙돼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10월18일 홈페이지 기사 참조)에서 최근 분위기를 묻자 "불만 정도가 아니다. 이런 식으로 정치한다면 두고 보자는 분위기다. 문건 보고 및 지시 여부로 당시 대통령을 잡아간다면 MB 정권 사람들이 가만있지 못한다."

과연 이들의 주장처럼 현재 문재인 정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명박 정부 적폐청산은 한낱 '정치보복'일까?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여론조사를 살펴보았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가 15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72.7%가 '정치보복이 아닌 적폐청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미디어오늘 10월 15일 기사 참조).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조사 주장에 대해서도 국민 77%가 '공감한다'고 응답했다.

왜 이리 생각차이가 클까? 궁금해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 보았다.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뭐냐고. 대답은 비슷했다.

재임 때나 지금이나 그들이 국민을 국민답게 대접한 적이 있나요? 사랑한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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