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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신입생 470명 부풀린 '부실' 고구려대···교육부 감사서 적발

입력 2021.06.23. 17:01 댓글 0개
원서 대리작성…등록금 안 냈는데 합격시켜
귀화자 고교 졸업 미확인…장학금 2억 수령
내년도 국가장학금·학자금대출 100% 제한
[세종=뉴시스]전남 나주에 위치한 고구려대 로고 (자료=고구려대 홈페이지 발췌) 2021.06.23.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수년간 부실대학으로 지정된 전남 나주 소재 전문대학인 고구려대학교가 2017학년도부터 수년간 학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무자격자 470명을 합격시킨 사실이 적발됐다.

교육부는 학생 충원율 부풀리기 행위에 대해 고발하는 한편 총 131명을 신분상 조치했다. 이 대학은 2022학년도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돼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이 제한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6월 실시한 고구려대 특정감사 결과 및 조치사항을 23일 이같이 공개했다.

이 대학은 학교관계자 등 제3차가 지원자 215명의 입학지원서상 지원학과를 임의로 적거나 공란인 상태로 제출했다. 그런데도 고구려대는 최종 합격 처리했으며, 불합격 대상자인 203명이 신입생 충원율에 포함시켰다.

귀화자 67명에 대해서도 해외 고등학교 졸업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합격 처리했다. 그 결과 불합격대상자 43명이 신입생 충원율에 포함됐다. 40명은 국가장학금을 신청해 2억993만원을 수령했다.

입학예정자 296명은 등록금을 내지 않았는데 입학 처리하기도 했다. 18~19만원을 미납한 243명도 합격 처리돼 신입생 충원율에 포함됐다.

이런 식으로 2017학년도에 140명, 2018학년도 126명, 2019학년도 51명, 2020학년도 153명 등 총 470명을 신입생으로 등록했다.

이 대학은 재학생 295명도 허위로 등록해 충원율을 부풀렸다. 이 학생들은 학업을 지속할 뜻이 없어 등록금을 다 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고구려대는 이들을 제적 처리하지 않고 수강신청도 교원 등 제3자가 대신 신청했다.

편입생의 경우 지원자 10명에 대해 전적대학의 졸업증명서 등 서류를 제출받지 않고, 전적대학 학점인정 기준보다 초과해 학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고구려대는 2017학년도에 교육부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됐으며 2018학년도 일시적으로 해제됐다가 다음해인 2019학년도부터 쭉 부실대학 꼬리표를 달았다. 결국 부실대학으로 지정돼 제대로 학생모집이 되지 않는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같은 무리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고구려대는 이밖에도 출석시수가 미달된 학생 1458명에게 F학점이 아닌 성적을 부여하고, 미인가 학습장을 운영하는 등 학사운영도 부실하게 했다.

교육부는 이번 감사로 131명에 대해 신분상 조치를 내렸다. 중징계 대상은 총 21명이다. 충원율 부풀리기 등에 대해서는 고발 조치했다. 교육부는 감사처분으로 고구려대를 2022학년도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했다. 내년도 신입생부터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이 전면 제한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의 감사처분 이행이 미흡할 경우 신입생 모집 정지 조치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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