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롭게 즐기는 고흥 바닷가 산책
입력 2021.06.18. 12:24 댓글 1개요즘 같은 계절에는 유난히 더 바삐 여행을 다니는 것 같은데요 :)
왜냐면 저는 여행을 통해 배우는 부분이 참 많거든요.
최근 전남 고흥여행을 떠났을 때도 얻은 게 많았죠.
함께 웃고 떠들 상대는 없지만,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거든요!
나만의 시간을 갖고자 하는 분들께 천천히 거닐며 보고 먹고 즐길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
녹동 전망대 - 녹동 전통시장 - 아리랑 산장어구이·탕 - 녹동 바다정원
녹동 전망대
※주차장있음
이곳은 아직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숨은 명소입니다.
바다를 비롯해 360도로 주변을 조망할 수 있어 뷰가 참 근사한 곳이죠.
소록도 마리안느 마가렛 나눔연수원 기념관 가까이 위치했거든요.
녹동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에는 '여름 코스모스로 알려진 금계국'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참 예쁘답니다.
사진 찍기에 좋아요!
사람이 없어서 천천히 걸었습니다.
녹음이 짙어서 공기가 좋더라고요. 고지가 눈앞이라 속도를 높였습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 기념 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운동기구와 벤치들이 있어 머물기 좋답니다.
정면으로 전망대가 보이죠?
43년간 소록도 한센인을 위해 헌신한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봉사 정신을 기리기 위해 그들의 고국, 오스트리아 성당을 본 따 세운 것이라 하는군요.
올라가서 주변 경관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소록도와 소록대교, 고흥에서 번창한 지역인 녹동이 한눈에 들어왔어요.
유명 관광지를 숨 가쁘게 돌아보는 것보다 이렇게 한가로이 걷고 보는 것을 즐기는 편이라 이곳이 매력적이었답니다.
사색하기에도 좋고, 그냥 멍하니 바라만 보아도 좋더라고요.
녹동 전통시장
※주차장있음
☎ 061-844-1193
※5일장 3일과 8일마다 열림
고흥군에서 5일장이 서는 곳은 고흥장, 녹동장, 과역장, 동강장, 도화장, 봉래장, 도화장입니다.
고흥 녹동전통시장은 3일과 8일마다 5일장이 열리거든요.
제가 갔을 땐 장날이 아니라서 상설매장만 오픈한 상태였어요.
그래서 활력이 넘치는 상황은 아니었는데요.
주차장 쪽에서 생선과 갑오징어를 햇볕에 말리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반 오징어가 아닌 갑오징어를 건어물로 판매를 한다니 신기하더라고요.
*장날에 방문하시면 더 많은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리랑 산장어구이·탕
※주차장있음
영업시간
매일 09:00 - 21:00
※일요일휴무
☎ 061-832-2356
메뉴
정어구이 1인분 20,000원
장어냄비탕 소 40,000원
장어탕 12,000원
마지막 코스로 향하기 전 바로 앞 녹동음식거리에 들렀습니다.
친한 동생에게 고흥 가면 장어탕 꼭 사 먹으라는 조언을 듣고, 이쪽에서 유명한 <아리랑 산장어구이·탕>에서 식사를 했어요.
여긴 언제나 사람들이 많이 방문한다고 하네요!
그만큼 맛있다는 의미일 테니까 기대하며 장어탕 한 그릇을 주문했습니다.
고흥여행 중에는 처음 먹어본 장어탕인데요.
탕 그릇 크기가 어마어마합니다.
밥 한 공기와 비교해도 양이 푸짐하죠.
밑반찬도 6가지가 깔끔하게 나옵니다.
육개장처럼 약간 얼큰한 맛이었고, 이렇게 살이 두툼한 장어 조각들이 듬뿍 들었어요.
혼자서 한 그릇 싹 비우니 아주 속이 든든하더라고요!
가격은 12,000원인데 양이 많아서 가격 값을 충분히 했습니다.
동생이 몇 가지 음식을 추천해 줬었는데, 장어탕 먹기를 잘한 것 같아요. 여러분도 한번 드셔 보세요.
녹동 바다정원
※주차장있음
식당가 바로 앞에 인공섬인 바다정원이 다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에는 이렇게 쉼터도 있고요.
소록도 (작은 아기사슴을 닮은 섬) 상징하는 사슴 조형물이 근사하더군요!
바닷속 생태계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해초와 물고기 조형물들이 인상 깊었어요!
마치 판타지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죠.
물고기 모양의 전망대 위에도 올라가 보았습니다.
이번 고흥여행 중, 녹동전망대에서 멀리 내다 본 바다와 녹동바다정원에서 가까이 본 바다는 한결같이 아름다웠습니다.
소록도와 소록대교가 보이고, 출어하는 배들이 분주히 오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죠.
여럿이 함께하는 여행이 웃고 떠드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면, 혼자 하는 여행은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여유를 만끽할 수 있어 좋더군요.
여러분에게도 여유를 선물하고 싶네요!
저는 출렁이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정리하며 고흥 녹동항에서의 여행을 마무리했어요
혼자 거닐기 좋은 곳들을 다니며 소소한 행복을 찾은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여러분도 자신만의 소확행을 찾아 고흥여행 어떠신가요?!
꼭 제가 알려드린 코스로 혼자 거닐며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
- 짱뚱어·칠게 시글시글··· 자연이 만든 '생태천국' 신안 증도 갯벌1004섬 신안 1섬1뮤지엄 ④증도갯벌에서 바라본 수평선은 가뭇없이 아득했다. 이곳 날씨란 것이 원래 시시각각 다르다고는 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왜바람에 당장이라도 후두둑, 굵은 빗방울을 흩뿌릴 듯 잔뜩 찌푸린 하늘은 희미한 바다의 실루엣을 더욱 검고 어둡게 만들었다.갯벌은 오래전부터 그렇게 있었던 듯, 훤하게 속을 드러내놓고 있었다. 농게와 칠게는 불풍나게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흙장난을 치고, 멋모르는 낙지 한 마리, 물골에서 허우적댔다. 짱뚱어란 놈은 자기를 보아달라는 듯, 갯벌 위에서 펄쩍펄쩍 뛰기까지 하고 있었다.녀석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보자 괜스레 마음이 조급해졌다. 비가 내리거나 성격 급한 바닷물이 들어오기 전 조금이라도 더 많은 놈들을 낚아야 할 것이었다. 서둘러 바구니를 등에 메고 갯벌로 걸음을 옮기니 미끄러지듯 펄 속으로 발이 박혀 들어갔다. 휘청-. 이제는 발이 박히는 것에 익숙할 때도 됐건만 매번 중심을 잃고 넘어질 지경이 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더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갯벌에서 몇 걸음 옮겨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는 낚싯대를 폈다. 최근에 새로 장만한 '신식 낚싯대'를 보자 마음부터 오달졌다.20대 초반이나 됐을까. 짱뚱어잡이를 위해 처음 사용한 낚싯대는 대나무였다. 벌교며 여수, 순천 등 외지 사람들이 와서 짱뚱어를 잡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여 무턱대고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요령 없이 낚싯대를 던지다 보니 무겁기만 하고 낚싯줄이 원하는 만큼 나가지도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썰물 때마다 갯벌에 나와 낚싯대를 던졌지만 허탕을 치기 일쑤였고, 이튿날도 맨손으로 돌아가는 날이 반복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금씩 요령을 터득하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등에 멘 바구니의 무게도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그는 새로 구입한 낚싯대를 길게 편 다음 원하는 곳 멀리까지 바늘을 던졌다. 조심스럽게 낚싯대를 끄는 동안 손끝에 미세한 감각이 전해지자 재빨리 잡아챘다. 낚싯바늘에 짱뚱어의 몸이 걸려있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엷은 미소가 떠올랐다.신안 증도 갯벌도립공원◆"갯벌은 삶의 터전… 복받았죠""새로 낚싯대를 사서 한번 해보니까 역시 좋아요. 하루하루 잡는 양이 달라지더라고요. 거기에 요령까지 더해지니 하루에 500마리 이상은 거뜬하게 잡을 수 있었지요. 게다가 다른 사람들은 짱뚱어에 관심조차 없었거든요. 그냥 갯벌에는 시글시글 흔하니까…."신안 증도 장고리의 이남창(85)씨는 짱뚱어 낚시의 산증인이다. 청년시절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증도에서 짱뚱어를 낚아 가정을 이끌었다.짱뚱어가 식도락가들에게 인기를 끌 때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 신안의 식당마다 '짱뚱어'를 메뉴로 내걸었고, 물건을 대달라는 업주가 줄을 이을 정도였다. 이 씨가 사는 장고리에서만 5~6명이 함께 낚싯대를 던졌을 뿐, 많은 주민이 짱뚱어잡이에 나선 것도 아니었다.자신이 잡은 짱뚱어를 찾는 발길이 줄기 시작한 것은 수입산 짱뚱어가 들어오면서부터다. 평소 물건을 대달라고 사정하던 업주가 어느 순간 돌변해 "이제 당신과 거래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일이 있었다.하지만 이 씨는 개의치 않았다. 수입산 짱뚱어는 자신이 직접 잡은 것과 비교해 그 맛이 월등히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결국 수입산 짱뚱어탕을 팔던 가게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면서 폐업 위기까지 닥쳤고, 다시 이 씨를 찾아와 짱뚱어를 달라고 하소연하기에 이르렀다. 이 씨는 업주의 행태가 괘씸했지만, "다시는 거래를 끊겠다는 말하지 않겠다"며 읍소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짱뚱어를 공급했다.짱뚱어는 봄에 보이기 시작하지만 낚시는 여름과 가을에 주로 이뤄진다. 짱뚱어가 살이 쪄서 맛이 가장 뛰어난 시기이기도 하다.신안 증도 짱뚱어가 유명해지면서 이를 겨냥한 외지인들이 발길이 이어졌다. 이웃 섬은 물론 무안이나 여수 등지에서도 짱뚱어를 잡기 위해 찾아오곤 했다. 이 씨는 "이 지역 것은 곧 내 것인데 왜 너희가 와서 잡느냐"며 쫓아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안타까운 점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갈수록 짱뚱어의 수가 주는 데다 수요 역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이 씨는 신안 증도의 갯벌이 곧 삶의 터전이었다고 회고했다. "우리로서는 복받은 것이지요. 누구는 짱뚱어를 잡고, 누구는 낙지를 잡으며 힘든 시절 견디고 생계를 유지했으니까요. 농사를 함께 짓기도 했지만 수입은 비교가 안 됐어요.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좋은 갯벌이 지척에 있다는 것이요."갯벌박물관을 찾으면 갯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어로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숭어에 농게·칠게·짱뚱어·갯강구까지…갯벌은 조수가 드나드는 바닷가의 모래나 펄로 된 넓고 평평한 땅이 밀물 때는 바다가 됐다가 썰물 때 드러난 곳이다. 육상과 해양이라는 두 개의 생태계가 접하는 곳으로 두 세계의 완충작용뿐만 아니라 연안 생태계의 모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갯벌은 자연이 만든 천혜의 생명 보고(寶庫)다. 숭어와 농게, 칠게, 짱뚱어, 망둥어는 물론이고 총알고둥, 갯강구, 댕가리, 칠면초 등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여기에 노랑부리저어새 같은 희귀 조류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살아있는 자연박물관이 된다.바지락과 낙지, 꽃게, 굴, 백합 등 수집 종에 이르는 갯벌 속 청정자원은 갯벌에 터를 잡고 살아온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미래 자원이다.신안 갯벌은 가장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대표 갯벌이다. 국내 전체 면적(2천482의㎢) 중 전남이 42.5%를 보유했는데, 신안에서만 14%(37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신안 갯벌은 대형 저서동물(底棲動物·산호나 성게, 조개, 새우 등 호수나 강, 바다의 바닥에 깔린 바위나 모래에 사는 동물)이 100종 이상 서식하는 곳으로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9년 5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어 2010년 1월 국토해양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선정됐고, 2011년 9월에는 우리나라에서 17번째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됐다.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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