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하남주공 미래공동체, 사회 건강미 돋운다

입력 2021.06.17. 10:41 수정 2021.06.17. 20:19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광산구 하남주공 주민들의 마을활동이 미래형 공동체로 주목받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주민 건강을 살피고 주변 환경을 정비하는 등 일상을 회복하며 '동네'문화를 살려냈다. 한때 자살과 우울증, 고독사로 황량하던 이곳은 가장 주목받는, 지속가능한 마을로 거듭났다.

'일상성'을 통해 가난이라는 사회적 핸디캡이 강제한 차별과 배제라는 낙인을 걷어내고 전통과 미래를 넘나드는 마을 공동체로 각광받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광주에서 자살·우울증이 가장 높은, 어둡고 아픈 지역이었다. 고독사나 병사는 다반사였다. 끝을 알 수 없는 위험신호에 인근 보건소와 복지관이 팔을 걷어붙이고 주민들과 머리를 맞댔다. 사회적 박탈감과 피해의식, 좌절감에 심각한 내상을 입은 주민들이 마음의 문을 열기까지는 시간과 인내가 필요했다.

주민들은 우선 이웃 건강을 살피는 일부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방문단'은 고독사나 중증질환 고위험군 등 가구 방문에 나섰다. 50여명에 달하는 '우리동네 골목대장'은 이웃을 촘촘히 돌보는 그물망이다. 청소를 하고 기념일을 챙기는 등 안부를 살피다보니 끈끈한 유대감이 절로생겨났다.

재능기부는 마을에 풍성함을 더했다. '하남이네 만물수리센터'는 단지의 자랑이다. 가전제품 수리부터 변기 뚫기까지 만물박사다. 수리비는 1천원. '골목정원'도 재능기부가 만들어낸 풍경이다. 자투리 공간을 목수나 건축 일을 했던 주민들이 가꾸고 평상을 놓아 사랑방으로 활용한다.

하남주공의 실험과 성공은 임대아파트로 상징되는 우리사회 저소득층 주거단지에 하나의 가능성을 선사한다.

가난이 굴레가 되고 차별 요소가 되는 우리사회에서 장벽을 해체하고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한국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범상지 않다. 가난이라는 배제를 딛고 새로운 공동체문화를 만들어가는 하남주공 주민들의 걸음은 비슷한 고통을 겪고있는이들에게 하나의 가능성이 되고 있다.

특히 이들의 고통을 사회적 현상으로 일반화하지 않고 극복에 나선 하남종합사회복지관과 광산보건소의 노력에도 박수를 보낸다. 무엇보다 하남 주공주민들의 아름다운 발걸음이 널리 퍼저나가길 기대한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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