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기고> 또다시 오월이다

입력 2021.04.29. 17:48 수정 2021.05.02. 19:10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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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목현(광주광역시 민주인권평화국장)
윤목현 국장

어김없이 오월이 돌아왔다. 계절의 여왕이고 가정의 달이지만 오월광주는 시민 모두에게 가슴시린 나날들이다. 41년 전의 추억 때문이다. 군부독재의 서슬 퍼런 총칼 앞에 분연히 일어선 시민들. '독재 타도, 민주주의 쟁취'를 외치다 현장에서 피 흘리며 쓰러져 죽거나 다친 사람만 수천여명. 또 505보안부대와 상무대 영창으로 끌려가 무수히 구타당하고 물고문 등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초죽음 당한 시민들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른다. 차라리 시위 현장에서 죽음을 택할걸. 죽지못해 살아있는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며 지금까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광주시민이다.

'비록 오늘은 패배하지만 내일의 승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던 윤상원열사의 말처럼, 끈질긴 투쟁 끝에 결국 민주주의를 쟁취하고 만다. 광주가 세계사를 다시 썼던 것이다.

오월, 시대와 눈 맞추다…세대와 발 맞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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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군부독재로부터 철저히 고립되고 죽음의 공포만이 남은 남도의 한 도시에서 시민들은 스스로 단결했다. 부상자를 치료하고 주먹밥을 나눠먹으며 자치공동체를 실현했다. 옛 전남도청에서 최후항전을 불사하며 민주주의를 지켜냈기에 광주시민들은 5·18에 대해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단 한건의 약탈도 없는 눈물겨운 항쟁이었다.

광주는 5·18의 숭고한 가치를 기리고 시대적 요구를 담아내기 위해 매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이하 '5·18행사위원회')라는 거버넌스를 구성하여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5·18기념행사를 자발적으로 준비하는 매우 독특한 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이것 또한 광주의 자랑스러운 역사이다.

올해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40년까지의 성과와 과제를 되돌아보고 50주년을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해야 하는 40+1년이기에 광주광역시, 5·18행사위원회 등에서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경건한 분위기속에서 내실 있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시민공모를 통해 '오월, 시대와 눈 맞추다, 세대와 발맞추다'라는 주제를 선정한데 이어 추모제, 5·18사적지 생방송 연결 초·중·고교 5·18 계기 수업, 전야제, 국가기념식, 뮤지컬, 특별음악회, 민주기사의 날, 동네 5·18 등 120여개의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전국 각지에서 추진한다.

지친 인류에게 위로와 희망의 노래 되길

시는 5·18 기념행사가 제대로 취재되어 보도될 수 있도록 전국의 언론인을 광주로 초청하여 5·18역사교육과 5·18사적지 역사기행을 진행한다. 또 80년 당시 계엄군 총칼에 부상당한 시민들을 살려낸 범시민 헌혈운동을 계승하기 위해 시청 공직자들이 솔선하여 헌혈에 나선다.

5월 18일을 지방공휴일로 지정하여 기념행사 참여를 독려하는 등 41주년 기념행사를 내실 있게 준비하고 있다.

광주시민, 아니 우리 국민 모두와 전 세계인들도 직접 참여하거나, 온라인으로 참여해 오월 영령들을 추모하고 '나눔과 배려'의 광주연대에 동참해주시길 간절히 빌어본다.

제41주년 5·18기념행사를 통해 5·18 광주정신이 코로나19, 미얀마, 아시안 혐오 등 위기의 시대에 세계의 전 인류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기를 소망한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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