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위기의 KIA 마운드, 이대로 괜찮나

입력 2021.04.20. 14:38 수정 2021.04.20. 17:17 댓글 0개
시즌 초반 불펜에 부담 이어져
선발진보다 이닝소화 더 많아
볼넷허용 66개 리그 3위 올라
지난 6일 KIA 투수 정해영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 KIA 구단 제공

2021 시즌 초반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마운드가 위기에 휩싸였다.

20일 현재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5.17로 최하위 키움에 0.2점 앞선 9위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선발진의 문제가 심각하다. 선발진의 평균 자책점은 7.01로 9위 롯데의 4.96에 2점이상 뒤진 압도적인 꼴지를 차지하고 있다. KIA를 제외하고는 5점대를 기록하고 있는 팀조차 전무하다. 그나마 불펜진이 3.41로 리그 2위에 올라 분전하고 있지만 선발진이 일찍 무너지는 경기가 자주 반복되면서 불펜이 소화해야하는 이닝이 많아져 하중이 부과되고 있다.

매 년 170이닝 이상을 소화해주던 양현종의 빈자리가 이토록 클 줄은 아무도 몰랐다. 에이스 브룩스와 멩덴이 각각 3경기씩 나서 17.2이닝과 16.2이닝을 소화하며 분전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KIA 투수 장민기가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KIA 구단 제공

KIA는 이들을 포함해 올 시즌 임기영, 이민우, 김현수, 남재현 등이 선발로 나섰으나 국내 선발투수들은 단 한번도 5이닝 이상을 소화한 적이 없다.

선발이 5회까지 던지는 빈도가 적으니 선발 승의 기회도 그만큼 적다. KIA는 단 1승의 선발승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을 소화하며 KIA가 챙긴 6승은 모두 불펜진의 승리로 기록됐다. 정해영(2승), 장민기(1승), 서덕원(1승), 이승재(1승), 김재열(1승)이 팀의 6승 모두를 책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불펜의 소화이닝도 63.1이닝으로 60.1이닝을 소화한 선발진보다 더 많은 이닝을 부담하고 있다.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불펜진의 힘으로 버틸 수 있지만 이런 현상이 장기화되다보면 불펜의 과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 KIA의 선발진은 정상가동 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우선 외국인 투수 브룩스와 멩덴의 페이스가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등판에서 둘은 각각 6이닝 무실점과 6이닝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서서히 제 컨디션이 돌아오고 있음을 알렸다. 그 외에도 4선발과 5선발이 구멍 난 상황이다. 2군에서 몸 상태를 조율하고 있는 임기영과 이민우, 김현수가 제 컨디션으로 조속히 돌아오기를 팀은 기대하고 있다.

KIA 마운드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시즌 KIA는 559개의 볼넷을 허용해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뒤를 이어 최다 3위를 차지했다. 이번 시즌에도 KIA는 20일 현재 66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이는 공동1위 키움 히어로즈나 한화의 67개와 1개차다. 투수진의 제구력 난조와 함께 타자와의 정면 승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당시 정명원 KIA 투수코치는 "올해 목표는 볼넷을 줄이는 것이다. 볼넷 100개를 줄이면 평균자책점도 1점은 내려갈 것이다"라며 볼넷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선발투수들이 타자들과 적극적인 승부를 통해 투구 수를 줄이며 긴 이닝을 소화하고 불펜 투수들이 뒤를 막아 승리를 챙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반등의 기회는 열려있다. KIA 마운드가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투구 패턴을 그려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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