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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대어가 몰려오는데···'편법 중복청약' 어디까지

입력 2021.04.20. 16:17 댓글 0개
중복청약 차단 시스템 구비하고 있지만
청약 SKIET 28일, 카뱅 이르면 6월 예상
카카오페이지·페이, LG엔솔·크래프톤 등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백신 개발·생산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안상환 한국IR협의회 회장,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박찬중 SK디스커버리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윤병운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대표, 김영균 상장회사협의회 전무. (공동취재사진) 2021.03.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올해부터 공모주 청약에 '균등방식'이 적용되면서 개인들의 투자 기회가 확대된 가운데 역대급 IPO(기업공개)가 줄줄이 다가오고 있다. 앞서 편법이란 지적이 나온 증권사 간 중복청약이 여전히 가능해 해당 시스템이 언제쯤 완비될 지 주목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복청약을 막는 시스템은 이르면 오는 6~7월께 구비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어급 IPO 중에서는 SKIET(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카카오뱅크 등에서 증권사 간 중복청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공모주 청약 물량의 절반에 '균등방식'이 적용되면서 여윳돈이 많지 않은 개인투자자도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됐다. 과거에는 증거금 규모에 비례해 공모주를 배정받는 방식이었던 만큼 대어급 청약에 앞서 자금을 최대한 유치하려는 '쩐의 전쟁'이 벌어졌을 정도다. 이에 우량 공모주를 1주도 배정받지 못한 소액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았다.

그러자 금융당국은 소액 개인투자자에게도 골고루 기회를 주자는 차원에서 공모주 물량의 절반에 균등방식을 적용했다. 하지만 시스템 상 증권사 간 중복청약이 가능하다는 허점을 이용해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 마다 가족수 마다 계좌를 다수 개설하는 '계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계좌를 개설해 투자)'이 포착됐다. 이에 다수 투자자에게 기회를 고루 주자는 취지와 달리 청약 경쟁이 또다시 벌어졌다.

SKIET 중국 창저우 LiBS 법인 전경. 2021.02.26. (사진=SKIE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사)의 경우 지난달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진행한 청약에서 역대 가장 많은 증거금이 모였다. 균등방식을 적용했지만 1주도 배정받지 못한 투자자가 속출했을 정도다. 개인투자자들이 중복청약을 활용한 정황이 다수 포착되면서 허점을 이용한 편법이란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자, 금융당국은 이를 막는 시스템을 구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금융위가 발표한 'IPO 일반청약자 공모주 확대방안'은 증권사들이 공모주 배정 시 이 시스템으로 투자자들의 중복청약 여부를 확인토록 하고, 중복청약 사실이 확인된 청약자에 대해서는 공모주가 중복배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청약 수량과 관계없이 가장 먼저 접수된 청약건만 유효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시스템을 구비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예정된 대어급 공모주에서 중복청약이 가능하게 된다. 이에 SK바사 때와 같은 부작용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SKIET(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오는 22일부터 이틀간 청약을 진행한다. SKIET는 SK바이오팜과 SK바사에 이어 SK그룹의 대어급 공모주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분 90.0%를 보유한 자회사로 지난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부문이 물적분할돼 설립됐다. 오는 22일부터 이틀에 걸쳐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26일께 공모가를 확정할 전망이다. 청약은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인수회사인 SK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에서 진행한다.

코스피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카카오뱅크는 지난 15일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7~8월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청약이 이르면 6월께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중복청약이 가능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6년 1월 설립된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최대주주는 카카오다. 31.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총 규모가 역대급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과 크래프톤 등도 상장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LG화학에서 배터리 부문이 독립해 지난해 말 출범했다. KB증권과 모건스탠리를 상장주관사로 선정했다. 이 밖에 카카오뱅크와 함께 '카카오 IPO 3형제'로 거론되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페이 등도 연내 상장할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복청약을 막기 위한 시스템 구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확실한 시점이 언제가 될 지 지금에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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