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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까치 줄 밥은 못 남기겠네요"
입력 2021.04.18. 15:46 수정 2021.04.18. 15:51 댓글 0개지난주 영하권으로 기온 떨어져
700ha 중 60% 냉해 피해 추산
"지난해 이어 올해도…망연자실"
"지난해에도 냉해 때문에 대봉감 농사를 몽땅 망쳤는데 올해까지 이러면 어떡하란 말이오. 까치 줄 밥은 커녕 우리들 먹고 살 길도 막막하외다."
지난주 기습 한파로 냉해 피해를 입은 영암군 금정면 대봉감 작목단지 농민들의 한숨이 깊다. 지난해 이곳 농지 700여 ha에 걸쳐 14억여원의 피해를 끼친 냉해 피해가 올해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냉해 끝에 감나무마다 꽃봉오리를 머금은 새순들이 모두 검게 썩거나 기형으로 자라난데 따라 농민들이 벙어리냉가슴을 앓고있다.
18일 오전께 찾은 영암군 금정면 대봉감 작목단지. 감나무들에는 싱싱한 잎사귀 대신 휜 채 자란 잎사귀와 검게 마른 순들이 돋아 있었다.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영암의 최저기온이 영하권에 머문데 따른 냉해 피해 피해 영향이다. 영암에는 14~15일 이틀간 최저기온이 영하 2∼3도까지 떨어졌다.
금정면에서 35년째 대봉감 농사를 짓고 있는 정철(57)씨는 연이은 냉해 피해에 농가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정씨는 "지난달까지 평소보다 따뜻한 기온이 이어지면서 감나무의 새순들이 일찍 돋았다. 평소같으면 지금쯤 새순이 돋아야하지만 올해는 지난달 20일께 첫 새순을 봤다"며 "새순이 너무 일찍 돋은 탓에 혹시 모를 기온 변화가 염려스러웠지만 끝내 냉해 피해를 입으면서 망연자실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영암군 금정면의 대봉감 작목단지는 전남자역 대봉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700ha 규모의 농업단지다. 냉해 등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가 없을 경우 농지 1ha당 20kg의 대봉감 상자를 1천500개에서 2천개씩 출하했다.
그러나 이 곳에 수년 전부터 냉해 피해가 이어지면서 지난해에는 영암군 추산 14억여원의 농가피해가 발생했다. 주변 지형이 분지인 탓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질 경우 찬 공기를 머금은 안개가 작목단지 대부분이 모인 저지대로 고여 피해가 크다는 분석이다.
정씨 또한 올해 수익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신의 8ha 농지 가운데 70%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 중이다. 피해를 입은 감나무에 새순이 돋더라도 성치 않게 돋아난데 따라 열매가 기형으로 자라날 가능성이 크다. 기형으로 자라난 열매는 상품 가치를 매길 수 없어 성치 않은 새순은 농가 소득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 씨는 "냉해를 겪은 나무들은 병충해에 약해져 고사를 막기위해 방제약을 배 가까이 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냉해 관리에 드는 인건비까지 추가로 산정할 경우 냉해 피해로 인한 적자는 배 이상 불어난다"며 "기온 급강하 현상은 대체로 5월까지 이어지는데 벌써부터 이 곳 농가 가운데 60%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냉해 피해 예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암군 관계자는 "대봉감 잎이 나오는 시기에 갑작스런 저온으로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농가를 대상으로 서리피해를 접수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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