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외적 이슈에 묻히기 아깝네···서예지·김강우 '내일의 기억'
입력 2021.04.17. 07:00 댓글 0개[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영화 '내일의 기억'은 배우들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이 잘 버무려진 '가성비 좋은' 영화다. 주연 배우 김강우가 밝힌 것처럼 '스릴러 영화'지만 별책부록처럼, 멜로도 녹아 있는 '스릴러 멜로'다.
영화는 사고로 기억을 잃은 뒤 미래 상황이 보이는 '수진'(서예지)이 기억의 조각들을 맞춰 나가는 과정을 다룬다.
병원에서 깨어난 수진 옆엔 그녀를 지극정성으로 챙기는 남편 '지훈'(김강우)가 있다. 지훈은 깨어난 수진을 바라보며, 행복한 일상으로 복귀를 준비한다. 수진의 건강 회복을 돕고, 그녀가 바랐던 캐나다 이민을 준비한다.
수진은 일상 속에서 사고 전 기억들을 떠올리려 노력한다. 그러던 중 일상에서 마주친 옆집 소녀에게 벌어질 일을 보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상황에 고립감을 느낀다. 거리에서 옛 동료를 마주친 뒤로는 남편 지훈의 정체마저 의심스러워진다.
'내일의 기억'은 스릴러적 감성과 멜로를 모두 탑재했다.
시작부터 음침한 분위기 속 긴장감 넘치는 상황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사람의 얼굴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언뜻 매끄럽지 않게 여겨지는 이 장면들은 의문을 남기며 관심을 끈다.
이런 오프닝을 맛본 뒤 수진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서유민 감독이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 의도를 느낄 수 있다. '나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연인, 가족이 내가 알던 사람이 맡는지 의심이 들 때 찾아오는 두려움'이다.
수진이 겪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반복될수록, 그녀가 느끼는 두려움에 공감하게 된다. 또 수진만큼이나 이 두려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다가오는 상황들은 심리적 긴장을 배가시킨다. 긴장이 이어진 뒤에는 다수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감독은 이야기 흐름 곳곳에 반전들을 예고하는 장치들을 여럿 심어뒀다. 이야기가 흘러가는 동안 다시 한번 이 장치들을 들추어 반전을 다시 예고한다.
관객은 이 장치들이 무엇일지 눈여겨본다면, 부수적인 재미도 찾을 수 있다. 반전이 거듭될수록 드러나는 멜로의 실체는 보너스다.
배우들의 열연도 극의 몰입도를 더해준다.
서유민 감독이 말한 것처럼, 선과 악의 이미지를 모두 갖춘 비주얼의 소유자 김강우는 영화 속 반전들이 드러나지 않게, 오묘한 표정의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을 헷갈리게 한다.
서예지는 수진의 감정들을 부족함 없이 표현해내면서 이야기 흐름에 중심을 잡아준다. 특유의 낮은 목소리 톤과 감정이 배가돼 보이는 표정이 돋보인다.
이른바 '서예지 논란'은 언론 시사 전날 불거졌고,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서예지 개인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작품 홍보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민폐'라는 표현이 따랐을 정도다.
하지만 영화 '내일의 기억'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서예지 논란에 묻히기엔 아깝다. 오는 21일 개봉.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아시아 문화, ACC 박물관에서 간접 체험해요" 2023년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 워크숍 모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이 아시아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은 운영해 눈길을 끈다. ACC는 아시아문화박물관의 전시, 소장품 및 아카이브를 연계한 교육으로 시민 곁을 찾아간다.ACC는 다음달부터 6월까지 아시아문화박물관 문화교육실5에서 인도네시아 바틱과 동아시아 출산의례를 주제로 'ACC 박물관 교육'을 운영한다.먼저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 인도네시아 바틱'에서는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전시인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와 연계해 인도네시아 전통 염색기법인 바틱에 대해 알아본다.이번 워크숍은 지난해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를 다녀온 이혜미, 오세린 작가가 함께한다.인도네시아의 전통과 자연환경을 생생하게 담은 시간으로 구성했으며, 바틱 직물을 활용해 오브제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워크숍은 다음달 11일, 5월 9일, 5월 23일, 6월 27일 4차례 진행된다.'동아시아 출산의례' 교육 포스터.이어 아시아 출산의례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생활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강의도 열린다.이번 교육에서는 동아시아 과거 전통문화와 근현대에 이르는 민간문화를 포함해 출산의례를 알아보는 의식주 문화와 생활풍습에 대해 조명한다.교육은 총 3회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아시아플러스 연구진이 강사로 참여한다.다음달 16일에는 함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이 '성과 속의 세계를 넘나드는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오는 5월 28일에는 김효경 한남대학교 중앙박물관 특별연구원이 '한국 출산의례와 설화 속 삼신이야기'를 주제로, 오는 6월 25일에는 한남수 선문대학교 교수가 '붉은 색의 두 얼굴, 중국의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한다.ACC가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 전시실을 개편해 지난 1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 도시 전시'에서는 계절풍을 따라 동남아시아의 해상 실크로드에서의 교육과 문화교류, 항구도시에서 만들어낸 고유한 문화 쁘라나칸과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화려한 그림과 조각, 신성하고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금속공예품, 열대의 문양을 품은 옷과 직물 공예, 자연에서 채득한 라탄으로 만든 목공예 등 동남아시아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그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신화와 신앙, 집과 옷, 이색적인 일상용품을 만나 볼 수 있다.'ACC 박물관 교육' 참가비는 무료로, 신청은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는 일반 대중들이 쉽게 아시아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문화박물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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